연간 수소 32만t 처리 계획
친환경 연료 다양화 기업과 협력
日 아키타현과 에너지 발전 협약
울산 신항 에너지허브 1단계 및 배후 부지 전경 울산항만공사 제공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친환경 연료 공급 선도 항만으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울산항은 글로벌 친환경 선박 연료 산업계의 롤모델을 꿈꾸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행보가 올해 들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울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최근 준공식을 가진 울산 황성동 '울산 북신항 액체부두'의 주요 취급 물품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가 될 전망이다.
이 부두는 총 사업비 916억원이 투입돼 안벽 길이 300m, 가호안 440m로 건설됐다. 배후의 항만 부지를 포함하면 1만2600㎡에 이르는 부두다. 울산항만공사는 준공식을 통해 오는 2030년부터 이곳을 세계 최초 수소 터미널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항만 분야에서 '액체 부두'는 원유를 비롯한 화석 연료와 이를 통해 생산된 석유화학제품 등을 말한다. 당초 울산 신항 건설 계획에 액체 부두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지만 세계적인 흐름이 화석 연료에서 친환경 연료로 트렌드가 바뀌자 과감하게 이를 반영한 것이다.
울산항 액체부두는 정부의 수소항만 선도 사업으로 선정됐으며 2030년부터는 연간 32만t의 수소가 처리할 계획이다. 수소 취급을 앞두고 울산항은 그동안 메탄올, 암모니아, 바이오디젤 등을 선박에 공급하고 운송·보관하는 등의 친환경 연료 기술력을 향상시켜왔다.
지난해 11월 울산항에서는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대상으로 세계 첫 '선박 대 선박(ship to ship·STS)' 방식의 그린메탄올 연료 공급이 성공했다. 앞서 같은 해 7월에는 2100TEU급 컨테이너 선박에 세계 최초로 그린메탄올 1000t을 공급하기도 했다. 이는 대기오염과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던 벙커C유 등 화석계 연료의 퇴출과 동시에 전 세계 '녹색운송 시대'의 막을 올린 사건이었다. 여기에다 울산항만공사는 친환경 연료 벙커링을 수요로 하는 국제 선사의 국내 항만 기항과 벙커링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먼저 해양수산부, 한국해운조합과 손잡고 STS 메탄올 벙커링 표준 작업 절차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에 나섰다. 이달 초 시작한 이 연구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중립 규제와 국제 선사들의 메탄올 추진 선박 발주·운항 증가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내항 케미컬 선사의 메탄올 벙커링 안전 관리 기반 마련과 시장 안착을 위한 목적이다.
메탄올뿐만 친환경 연료 다양화에도 국내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울산항만공사는 지난 1월 한국선급(KR), 롯데정밀화학, HD현대중공업, HMM과 무탄소 암모니아 벙커링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무탄소 암모니아는 또 하나의 차세대 무탄소 에너지원이다.
해외 시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울산항만공사 김재균 사장은 이달 초 일본 아키타현과 친환경 에너지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사 관계자는 "지진에 취약해 대규모 터미널 구축에 어려움이 있는 아키타현은 탄소중립 추진 사업에 있어 울산항의 주요 수요처 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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