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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주요 증권사들이 일부 제약·바이오주에 대해 위탁증거금률을 100%까지 상향하는 등 '빚투' 장벽을 높이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신약 개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몰린 때문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제약주에 대해 증거금률을 높이거나 신용대출 종목에서 제외하는 등의 조치가 속속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7일 삼천당제약과 HLB바이오스텝에 대해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하고, 신용 및 대출 불가 종목에 포함했다. 증거금률이 100%로 높아지면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미수거래가 불가능해지고, 신용융자 및 담보대출도 제한을 받는다.
같은 날 키움증권은 HLB바이오스텝의 증거금률을 100%로, 메리츠증권은 삼천당제약의 증거금률을 기존 50%에서 100%로 상향하는 동시에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증권사와 별도로 한국거래소도 삼천당제약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 경우 5영업일 동안 신용거래가 제한된다.
삼천당제약과 HLB바이오스텝은 한 달 사이 주가가 각각 94.7%, 26.5% 급등했다. 삼천당제약은 서유럽 9개국에 황반변성치료제를 독점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뛰었다. 지난 26일에는 하루 만에 26% 폭등한 바 있다. HLB바이오스텝은 HLB그룹의 간암 치료제 기대감에 연일 상승세다.
주가가 상승하면서 빚투 수요가 몰리자 증권사들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코스콤 체크(Check)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의 신용융자잔고는 이달 들어 15만7916주(27일 기준)가 늘었다. 증가 금액(196억원)은 코스닥시장 3위다. HLB바이오스텝은 같은 기간 신용잔고가 139만8266주 급증했다.
다른 종목에 대해서도 빗장을 걸어잠그는 증권사들이 나오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3일 국제약품에 대해 신용대출 불가 조치를 내렸다. 일본 내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 발병 소식에 치료제(페니실린) 제조기업으로서 주가가 급등한데 따른 것이다. 신용잔고는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이달 19일 99만주에서 25일 132만주로 4거래일 만에 32만주가 늘었다.
금리인하 전망에 성장주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가운데 신약 개발 호재가 겹치면서 제약·바이오업종 전반의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신용융자를 활용하려는 투자자도 크게 늘었다.
이달 들어서만 에이비엘바이오(66만8701주), 한올바이오파마(36만3910주), 레고켐바이오(29만8255주), 유한양행(24만8567주) 등의 신용잔고가 크게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주가 큰 변동성을 보이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상인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바이오주의 경우 개별 종목으로 접근하기에는 유망한 종목이라 해도 신약 개발의 성공 확률이 낮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많다”며 “개별 종목을 매수하기보다는 유망 종목군의 바스켓 매수가 안정적인 투자전략”이라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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