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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연금술로 빚은 '빛의 영원한 세계'[Weekend 문화]

예술가 창작 지원 ‘열정갤러리’ 개관
첫 전시로 채은미 개인展 ‘더 리플렉션’
금·자개로 빛의 폭발적인 에너지 담아
십자가·직사각형 등 비정형 형태 시도

황금 연금술로 빚은 '빛의 영원한 세계'[Weekend 문화]
채은미 'Theory of Relativity' 열정갤러리 제공
황금 연금술로 빚은 '빛의 영원한 세계'[Weekend 문화]
채은미 'Return of Reason' 열정갤러리 제공
황금 연금술로 빚은 '빛의 영원한 세계'[Weekend 문화]
채은미 작가

전경훈 ㈜열정코리아 대표가 신진 작가 발굴 및 창작 지원 등 문화·예술 활동 지원을 목표로 갤러리를 개관했다. 서울 송파구에 둥지를 튼 열정갤러리의 시작을 알리는 첫 전시는 채은미 작가(사진)의 '더 리플렉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The reflection: relative & absolute)' 전이다. 금과 자개를 이용해 황금의 연금술을 '빛'으로 표현해온 채 작가가 국내서 오랜만에 여는 개인전이다.

열정갤러리가 채은미 작가의 '더 리플렉션: 상대적이고 절대적인'을 오는 4월 30일까지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채 작가는 일본 도쿄예술대학 대학원(서양화)을 졸업하고 미국 뉴욕 개인전을 비롯해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뉴욕 버그도프 굿맨, 디트로이트 뮤지엄, 스웨덴대사관 초대전, 스웨덴 동아시아국립박물관 개인전 등을 연 바 있다.

그는 회화를 기반으로 영상 작업과 조각, 건축을 통해 빛의 4차원 세계를 보여주는 환상적인 영상 작품을 주로 선보여왔다. 지난 23년간 지속된 '큐브 작업'은 금과 자개 그리고 천년이 지나도 변색이 없는 옻을 접착제로 사용하며 작가만의 독창적인 기법으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조형성을 보여줬다. 순금을 전면으로 내세운 회화의 대담성과 극명하게 아름다운 빛의 영원한 세계를 작품에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 작품 가운데 돋보이는 작품은 '크로스, 더 높게 더 가까이(Cross, up high and closer)'다. 십자가 형태인 이 작품은 3차원의 입체에서 솟아올라 더 높게 더 가까이 우리에게 직접적인 빛을 선사한다.

또한 이 작품은 수직과 수평의 무한대로 확장하는 의미와 관계의 포용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관계는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 사랑에 도달하는 위대한 역사를 이룬다는 것이다.

상대성 이론을 뜻하는 작품 'Theory of Relativity'도 단연 돋보인다. 3차원 공간에 1차원 시간을 더한 4차원 공간을 도입해 시공간이 탄생하는 의미를 내포한다. 마치 이 작품은 신비한 빛의 상대적 리플렉션이 시공간을 초월하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다가온 듯한 모양새다.

또 다른 대표작 '리턴 오브 리즌(Return of Reason)'은 이성이 폭발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차분하게 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했다.

채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우리 뇌 속의 신경세포인 뉴런이 천방지축으로 날뛰고 이성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데, 감정이 폭발하고 뉴런의 연결성은 끝도 없이 펼쳐진다"면서도 "차가운 이성이 필요하고, 팽창하는 뉴런이 이성을 찾아야 한다. 이성이 제자리를 찾고 차분해질 때 우리는 이성의 시대에 살 수 있는데, 이런 '이성의 귀환'은 이성 찾기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이성이 플래티늄의 반사 속에서 제 길을 찾고 있다"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당신의 이성이 귀환하는 걸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방케 헥사곤-이터널 버터플라이(Banquet Hexagon-Eternal Butterfly)'는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않는 완벽한 0.1m의 밀도들이 모아져 리플렉션되는 황금물결 위에 날아오르는 나비들이 경이로운 삶과 예술 그리고 신앙 그 너머의 영원한 세계를 표현해 많은 사람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작품이다.

채 작가의 나비는 자신의 아픔과 고난의 길을 넘어 믿음으로 세상에게 건네는 사랑과 축복의 메시지이며, 번영하는 길을 상징한다. 영롱한 자개에 새겨진 아름다운 흔적이 진주가 그 형태를 갖추기 위해 견뎌내는 고된 과정의 결과이듯, 인간의 고통스러운 경험과 고난이 얼마나 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지,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채 작가는 "이번 개인전은 지금까지 주로 시도했던 정사각형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십자가, 직사각형, 육각형, 비정형 등 다양한 형태를 선보인다"며 "이미지의 상대적인 파레르곤(parergon)이 전달하는 반사의 아름다움이 다양한 형태로 투영돼 보는 즐거움에 형태적 미가 더해져 아름다움에 대한 구원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작품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란한 금빛이 관객들에게 에너지로 전달돼 작품과 관객이 리플렉션을 통해 하나가 되는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반사 작용으로 놀라운 신비를 경험하길 바란다"며 "나의 작품을 최종적으로 완성하는 것은 관객들 마음의 여백이 반사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향후 열정갤러리는 아티스트와의 다양한 협업을 기획해 예술가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아울러 새로운 도전 의식으로 순수한 열정을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작가를 발굴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