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뉴욕 오토쇼서 공개
美서 하이브리드카 생산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북미 시장 공략의 전초전 격인 미국 뉴욕 오토쇼에서 전기차가 아닌 엔진차 K4와 투싼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기차 투자 기조'를 유지하되 당장 '잘 팔리는' 내연기관차 라인업을 강화, 미국 시장 점유율 3위 달성을 향해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한 손으로는 전기차 투자를, 다른 한 손으로는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카 생산을 확대하는 '양손잡이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하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하이브리드카 생산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기아는 27일(현지시간) 뉴욕 오토쇼에서 북미 시장을 겨냥한 아반떼급 준중형 세단 'K4'(가솔린 엔진차)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올 하반기 K4를 북미 시장에 출시, 부동의 스테디셀러인 현대차 아반떼와 함께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도 미국 시장 대표 간판 모델인 투싼 신형(부분변경) 모델을 북미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투싼은 미국에서 지난해 역대 최대인 약 21만대가 팔린 차다. 현대차는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엔진차부터 하이브리드카(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까지 투싼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혀놨다.
자동차 업계는 이번 모터쇼에서 최대 규모로 부스를 꾸린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모델(코나)을 앞세웠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엔 내연기관차를 전면에 띄우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판매 둔화 흐름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본 닛산도 이번 전시에서 신형 킥스, 인피니티 XQ80 등 가솔린 엔진차를 주력으로 밀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 겸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CNBC에 "(올 하반기 가동될) 조지아주 공장에서 순수 하이브리드카나 PHEV를 만들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뇨스 사장의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전환 목표치를 당초보다 한 발 후퇴시킨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근 미 환경보호국(EPA)은 지난해 4월 초안에 비해 완화된 내용의 배출가스 관련 규정을 확정하고, 당초 2032년까지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을 최대 67%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최대 56%로 낮췄다. 대신, PHEV와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은 각각 13%, 3%까지 인정해주기로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전동화 전환 속도가 둔화된 것은 사실이나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은 전동화가 맞다"면서 "파워트레인에 대한 변화를 시장상황에 맞춰 가느냐, 그 부분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관점에서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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