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이 최근 펴낸 ‘지역 특성을 고려한 수도권내 인구이동 패턴 변화 분석 연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수도권 내 인구 이동을 연령과 지역대별로 분석한 보고서다. 핵심은 20대는 집값이 비싼 서울로 이동하는 반면, 30대 이상부터는 높은 주거비로 탈 서울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대는 서울로...30대 이상은 경기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15년간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주민등록 전입보다 전출이 많은 ‘순유출’이 일어났다. 한마디로 20대는 서울로 몰려들고, 30대 이상은 탈 서울에 나섰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에서는 20대의 경우 순유입 패턴을 보이고 있다. 전체 인구에서 해당 연령대 이동자수를 나눈 비율이 ‘순이동률’이다. 마이너스면 순유출, 플러스면 순유입을 의미한다. 반면 서울의 경우 30대 이상에서는 순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전 연령층에서 순유입이 일어나고 있으며, 30대의 순이동률이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20대의 경우 월세를 살더라도 직장과 교통이 잘 갖춰져 있는 서울로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내집마련에 나서는 30대 이상부터는 비싼 서울 집값에 경기와 인천 등으로 옮기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자료 : 토지주택연구원
실제로 서울의 경우 직업에 의한 전입이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중구, 광진구, 마포구, 강서구, 구로구, 금천구, 영등포구, 관악구 등의 순으로 높았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로 서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직업에 의한 순유입 인구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원시, 성남시, 평택시, 오산시, 시흥시, 이천시, 화성시 등의 지역에서 순유입 인구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주택에 의한 경기도로의 이주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어떤 지역으로 옮길까.
보고서를 보면 성남시, 광명시, 남양주시, 오산시, 하남시, 김포시, 화성시, 광주시 등을 중심으로 주택에 의한 순이동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경기·인천지역으로의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송파구 살다 하남시 이전' 가장 많아...2위는?
서울 기점으로 인구이동 비중 변화가 가장 큰 지역은 1순위가 송파구→하남시로 조사됐다. 2위는 강서구→인천 서구, 3위는 강동구→하남시, 4위는 강남구→하남시다. 하남시의 경우 2기 신도시인 위례와 미사신도시가 위치하고 있고, 인천시 서구의 경우 검단신도시가 자리잡고 있다.
주택시장의 주요 변수인 1인 가구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은 19세 이하 1인 가구의 순유입이 가장 많다. 지역별로 보면 중구와 광진구·동대문구·성북구·서대문구·마포구·동작구 등을 중심으로 순유입 1인 가구가 꾸준히 발생했다. 20대 1인 가구는 도봉·노원·양천구를 제외한 모든 구에서 순유입이 발생했다.
경기도도 전 연령층에서 1인 가구의 순유입이 발생하고 있다. 20대의 경우 수원시, 성남시, 평택시, 오산시, 화성시 등을 중심으로 순유입이 발생하고 있다. 30대의 경우 평택시, 고양시, 오산시, 용인시, 김포시, 화성시, 광주시 등을 중심으로 순유입이다. 40대의 경우 평택시, 파주시, 안성시, 김포시, 화성시, 광주시, 여주시 등으로 많이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집값으로 인한 탈 서울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경기 및 인천의 경우 일자리가 집값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일자리가 없는 지역이라면 교통환경 개선만으로 집값이 크게 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GTX만 들어서면 결국 베드타운밖에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