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새틴라이트베이지 컬러.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건조기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소비전력'이 화두로 떠올랐다. 양사는 서로 자사 제품의 전력 효율이 더 좋다고 강조해온 가운데, 미국에서는 삼성전자 제품의 소비전력이 더 좋다고 평가했다.
3월 31일 미국 에너지스타에 따르면 삼성전자 일체형 세탁건조기인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콤보'의 미국 모델인 WD53DBA900H의 연간 소비전력량은 319킬로와트시(㎾h)로 확인됐다. LG전자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의 미국 모델 WM6998H의 연간 소비전력량은 380㎾h로 나타났다.
건조기의 효율을 나타내는 CEF 항목은 삼성전자 제품이 7.50으로 가장 높았고, LG전자가 6.30으로 뒤를 이었다. CEF는 단위 에너지당 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국내 시장에 나란히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출시한 이후 소비전력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LG전자는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출시 보도자료에서 "국내에 판매 중인 동종 세탁건조기의 건조 소비전력이 1000와트(W)를 훌쩍 넘는 것과 달리 트롬 워시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570W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제품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비스포크 AI 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1700W이다.
삼성전자 측은 "LG전자가 자사 제품의 에너지 소비량이 더 적다고 마케팅해왔으나 미국 에너지스타 인증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드러났다"며 "미국 출시 제품보다 건조 용량이 큰 국내 출시 모델의 소비전력량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LG전자가 올해 초 미국에 출시한 워시콤보 제품은 건조 용량이 13㎏으로, 국내에 출시한 제품(15㎏)보다 건조 용량이 작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제품에 표기된 공식적인 건조 소비전력(순간 최대전력)값을 소개한 것일 뿐"이라며 "LG 세탁건조기는 최적화된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은 기본이고 기존 세탁기와 동일한 크기, LG전자만의 미니워시, 편리한 먼지필터와 세제함 등 차별화된 장점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국내 시장에 나란히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출시한 이후 소비전력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빨래가 완료된 세탁물을 따로 건조기로 옮기지 않아도 돼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빨래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가능해 '꿈의 가전'으로 불린다. 소비자의 불편함을 없앤 제품이라 높은 가격에도 관심이 높다.
세탁건조기 시장의 포문은 LG전자가 먼저 열었다. 지난해 9월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3)에서 먼저 공개를 했다.
삼성전자는 가격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전자 고급형 제품보다 300만원 가량 저렴하다. 이에 출시 사흘 만에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이에 LG전자는 400만원대 보급형 세탁건조기를 기존 예정일보다 2주가량 앞당겨 시장에 내놨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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