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그램 프로 17인치 모델. 사진=구자윤 기자
"17인치 노트북이 이 정도라고?"
LG전자가 선보인 2024년형 노트북 'LG 그램 프로' 17인치 모델(모델명: 17Z90SP)을 일주일 가량 써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단연 무게였다. LG 그램 시리즈가 초경량 노트북의 대명사라고 해도 그 중에서 가장 큰 17인치 제품은 부피와 무게가 상당할 거라 생각했지만 이는 섣부른 걱정이었다.
갤럭시북3프로(앞)와 LG 그램 프로 17인치 모델 크기 비교. 사진=구자윤 기자
제품 두께는 12.6㎜로 전작(17Z90R, 16㎜) 대비 3.4㎜ 얇아지면서 무게는 1.299kg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갤럭시북4프로가 16인치 제품임에도 무게가 1.56kg인 점을 감안하면 ‘LG 그램 프로’ 17인치 모델이 얼마나 가벼운지 알 수 있다.
얇은 두께에도 왼쪽 측면에는 HDMI 포트, USB-C 포트 2개, 오른쪽 측면에는 USB-A 포트 2개와 헤드폰 포트가 있는 등 있을 건 다 있다. 단자가 있는 부분 외에는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디자인을 적용해 노트북을 손에 쥐는 그립감도 좋아졌다.
LG 그램 프로 17인치 모델 왼쪽 측면. 사진=구자윤 기자
화면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아닌 액정표시장치(LCD)지만 WQXGA(2560x1600) 해상도를 지원해 선명하다. 또 전작 대비 2배 이상 개선된 144Hz의 주사율을 제공한다. 안티글레어를 도입해 빛 반사율도 낮은 편이었다. 다만 화면 하단 베젤이 다소 두꺼워진 점이 아쉽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화면을 볼 때 고개를 덜 숙여도 되는 측면도 있다.
얼굴 인식으로 바로 화면 잠금이 해제되는 윈도 헬로 기능. 영상=구자윤 기자
얼굴 인식으로 화면 잠금을 해제하는 윈도 헬로 기능은 놀라울 정도로 속도가 빨랐다. 특정 키를 누를 필요 없이 단순히 노트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화면 잠금이 금세 풀렸다.
시네벤치 R23(왼쪽)과 긱벤치6로 LG 그램 프로 17에 대해 성능실험한 결과. 사진=구자윤 기자
이번에 체험해본 모델은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인 인텔 코어 울트라7 155H를 탑재했다. 벤치마크(성능실험)를 돌려본 결과 긱벤치6에서는 싱글코어 1409점, 멀티코어 10345점을 기록했다. 또 시네벤치 R23에서는 싱글코어 1467점, 멀티코어 9316점을 보였다. 이 제품은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인텔 아크 GPU만 지원함에도 고사양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한 결과 플레이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는 모습. 영상=구자윤 기자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통한 인텔 AI 부스트 기능을 시험하기 위해 어도비의 생성형 AI 이미지 플랫폼 ‘파이어플라이’를 처음 체험하게 됐다. 현실에선 존재할 수 없는 ‘사막에서 눈과 함께 축구하는 모습’을 만들어달라고 입력하자 이 같은 모습을 순식간에 만들어냈다. 다만 AI PC임에도 AI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아직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LG 그램 프로 17인치 모델에서 어도비 생성형 AI 플랫폼 '파이어플라이'를 통해 만든 사막에서 눈 속에서 축구하는 이미지. 사진=구자윤 기자
배터리 성능도 인상적이었다. 30분 만에 33%, 1시간 만에 64% 충전된 뒤 완충까지는 2시간 가량이 걸렸다. 17인치 대화면임에도 한 번 충전하면 화면 켜짐 시간은 8~9시간은 유지됐다.
LG 그램 최초로 탑재된 소프트웨어인 ‘그램 링크’은 노트북과 스마트폰간 양방향 파일 전송이 된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다만 연결이 다소 불안정하고 파일 검색시 스크롤이 다소 버벅이는 느낌이었다.
LG 그램 링크를 실행한 채 스크롤하는 모습. 영상=구자윤 기자
전체적인 면만 보면 ‘LG 그램 프로’ 17인치 모델은 게임만 안 한다면 사무용 PC로는 부족함이 없는 제품이다. 16인치 노트북은 선택지가 많아도 17인치, 그것도 경량 노트북을 원한다면 ‘LG 그램 프로’가 사실상 유일한 옵션이기 때문이다. 다만 17인치 노트북인 만큼 가격이 200만원인 데다 자신의 가방 안에 들어가는지 확인해 보고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LG 그램 프로 17인치 모델. 사진=구자윤 기자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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