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고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에 참석한 문화계 인사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립중앙박물관은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문화유산 총 936건 2254점을 소속 국립박물관 10곳으로 옮겨 상설 전시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소속 박물관으로 옮기는 기증품 가운데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 문화재는 총 13건 107점이다.
충남 논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국보 '전(傳) 논산 청동방울 일괄'은 부여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1973년 국보로 지정된 이 유물은 청동기 시대에 의례나 의식을 행할 때 흔들어 소리를 내던 도구다.
팔각형 별 모양에 방울이 달린 팔주령, 포탄 모양의 간두령 등으로 이뤄진 이 유물은 당시 정교한 주조 기술을 추정할 수 있어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구박물관에는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과 보물 '전 고령 일괄 유물'이 전시돼 경북지역 고대 문화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은 각 지역 박물관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유물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통일신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이자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으로부터 입수했다고 전하는 보물 '금동여래입상'은 경주박물관에 전시해 신라의 불교문화를 소개하는 데 활용한다.
또 다양한 회화 작품으로 명성을 날린 화가 채용신(1850∼1941)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간재(艮齋) 전우(1841∼1922)의 초상화 등은 전주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고 이건희 회장이 평생에 걸쳐 모은 석조 유물도 전국 곳곳으로 흩어져 지역 주민과 만날 예정이다.
기증받은 석조물 가운데 일부는 현재 청주박물관(102건 203점), 제주박물관(28건 55점), 공주박물관(20건 26점), 대구박물관(2건 5점), 전주박물관(18건 35점) 등에 각각 전시돼 있다.
올해는 청주박물관에 122건 210점, 대구박물관에 141건 255점을 추가로 이관하고 광주박물관에는 26건 47점을 새롭게 둬 석조 문화유산의 멋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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