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난에 위치한 TSMC 공장. 연합뉴스 제공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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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분기 |
2분기 |
3분기 |
4분기 |
TSMC |
60.20% |
56.40% |
57.90% |
61.20% |
삼성전자 |
9.90% |
11.80% |
12.40% |
1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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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트렌드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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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정학적 리스크에 이어 자연재해까지 TSMC를 덮치면서 반도체 업계의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만 리스크' 확대로 빅테크들이 멀티벤더 전략을 구사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TSMC를 비롯해 대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화롄 지진으로 10시간 동안 4조원대의 손실을 입은 데 이어 설비 점검에 시간이 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글로벌 빅테크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어서다.
4일 대만 중앙통신 등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전날 성명을 내고 "일부 생산라인에서 반도체 설비 일부가 손상됐지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포함한 주요 설비는 손상되지 않았다"며 "완전한 복구를 위해 가용 자원을 모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날 TSMC 외에도 대만 2위 파운드리 업체인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역시 가동을 부분 중단했다. TSMC와 UMC의 공장들은 대만 서부의 신주 과학단지와 남서부 타이난 과학단지 인근에 몰려있다.
TSMC는 "현재 웨이퍼 공장 설비의 복구율은 70%를 넘어섰고 '18공장'의 복구율은 80%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TSMC의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도 "TSMC와 상의한 결과 대만의 지진이 우리의 공급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TSMC의 발표에도 일부 최첨단 반도체의 경우 생산 설비가 잠시나마 멈췄다면 생산한 반도체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현지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대만 연합보는 "클린룸 방재 규범에 따르면 공장 지역에 규모 4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시 자발적으로 셧다운 된다"면서 "지진 이후 선단 공정에서 사용하는 EUV 장비 등 정밀한 장비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생산라인 정비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보다 지진 후 피해복구 과정의 피해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합보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TSMC, UMC, 파워칩, 난야 등 7곳의 반도체 기업은 클린룸이 셧다운 되면서 1000억대만달러(약 4조209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추정했다.
일부에선 이번을 계기로 TSMC 쏠림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세계 최첨단 칩의 80~90%가 대만에서 생산된다"며 "대만이 지진에 취약한 지역인만큼 이번 기회에 의존도를 크게 줄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TSMC는 앞서 불안정한 양안관계와 가뭄 등 자연재해로 글로벌 빅테크들을 불안하게 했다. 올해 초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는 양안 간 긴장감이 높아지며 'TSMC 공장 폭격'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지진으로 TSMC의 '대만 리스크'가 두드러지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멀티벤더' 전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TSMC와의 파운드리전에서 고전하는 삼성전자에게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빅테크들이 TSMC의 불안정에도 기술을 보고 채택했다"면서 "이번 지진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 추세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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