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 식품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보유한 SPC의 총수가 체포되면서 'K-베이커리' 열풍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기민하게 해외 사업 대응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것은 그룹 오너의 빠른 경영 판단과 추진력이 있어 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파리바게뜨가 진출하게 될 기틀을 마련한 상황에서 그룹 총수의 부재가 글로벌 사업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PC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이어지면서 SPC의 글로벌 사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푸드 열풍 가속화에 따라 올해는 SPC의 해외 사업 확대가 더욱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최근 사법 리스크로 인해 변수가 생긴 것.
지난달 4일 검찰은 황재복 SPC 대표이사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구속했고, 급기야 건강 문제로 검찰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중이던 허영인 SPC 회장을 조사하기 위해 2일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집행했다.
SPC그룹이 전 정부의 직접고용 명령에 따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를 고용해 설립한 회사인 PB파트너즈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복수노조가 있다. SPC그룹이 회사에 친화적인 한국노총 측 노조를 지원하고, 노조위원장에게 회사의 입장에 부합하는 인터뷰나 성명서를 발표하게 했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22년 4월 고용노동부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수사는 약 2년 가까이 진행되는 등 장기화 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SPC 본사를 비롯해 관계자들을5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하고, 다수의 임직원들이 소환되거나 구속되는 내용들이 언론에 고스란히 보도되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사법 리스크가 K-푸드 열풍을 확산시키는데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발생되고 있어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매우 안타깝다고 보고 있다. SPC는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통해 2004년부터 해외에 진출했으며 해외 10개국에 55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원조 K-푸드 기업'으로 손꼽힌다.
지난달 24일 SPC 허영인 회장은 방한 중인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와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러한 해외 기업과의 협력관계 및 비즈니스 추진에 있어서는 총수의 결단과 협의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서, 파리바게뜨가 사우디아라비아 기업과 MOU를 체결하며 중동 시장에 K-베이커리 진출을 공식화하고 올해 준공을 앞둔 할랄 시장 공략 위한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 등의 해외 사업 추진도 모두 SPC 허영인 회장 리더십의 결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경영 체제가 사업적 결단이 필요한 부분들에 있어서 조금 더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글로벌 사업과 같이 대대적인 투자나 해외 기업과의 협업은 통상적으로 오너 리더십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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