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이보(EVO) 셀렉트' 및 '이보 플러스' 마이크로SD카드.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과거 활용도가 낮아 시장의 외면을 받았던 마이크로SD카드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드론·휴대용 게임 시장의 높은 성장세에 발맞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성능·고용량 메모리카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시장 1위 샌디스크 추격에 속도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 휴대용 콘솔 게임기용으로 최적화된 마이크로SD카드 '이보(EVO) 셀렉트' 및 '이보 플러스'의 미국 시장 판매를 시작했다. 이보 셀렉트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에서만 판매되는 모델이다.
두 제품은 모두 64기가바이트(GB)·128GB·256GB·512GB 등 4개 용량으로 출시됐다. 이전 세대 제품보다 23% 향상된 초당 160메가바이트(MB) 전송 속도를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 1테라바이트(TB) 용량의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마이크로SD카드는 슬롯이 있는 기기에 모두 사용이 가능할 만큼 폭넓은 호환성을 갖췄다. 방수, 낙하, 마모, 엑스레이, 자기장, 온도 변화 등에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해 안정성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매년 △프로 얼티밋 △프로 플러스 △프로 인듀어런스 △이보 플러스 등 SD카드 및 마이크로SD카드 등 메모리카드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메모리카드 시장 성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SD 카드는 2023년 기준 글로벌 메모리카드 판매량의 88.4%를 차지하는데, 2027년에는 90.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미국 반도체 회사 웨스턴디지털이 인수한 샌디스크가 주도하고 있는 SD카드 및 마이크로SD카드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구상이다.
낸드플래시 제품인 마이크로SD카드는 과거 일반 디지털카메라용으로 주로 탑재돼 성장성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드론·액션캠에 탑재돼 4K·8K 고화질 영상을 촬영하거나 닌텐도 스위치 등 휴대용 게임기 저장 용량 확대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카드 시장도 우상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카드 시장 규모는 2023년 19억달러에서 2027년 32억달러까지 5년간 연평균 13.8% 성장이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중심 시대에서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는 데이터와 다양한 응용처 확대로 마이크로SD 카드도 고성능, 고용량 낸드플래시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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