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 밸류업 어떻게 되나
증권가 "총선 증시 영향 제한적"
매크로 경제상황과 업종이 좌우
밸류업 5월 최종 가이드라인 발표
세제개편안 국회 통과에 '촉각'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여소야대 구도로 마무리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정치지형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호재도, 악재도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단기적인 동력 약화는 있을 수 있어도 큰 틀에서는 흔들림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11일 증권가에서는 이번 총선의 결과보다는 매크로 경제상황과 업황이 시장을 좌우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등락은 상관성이 없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라며 "과거 총선 이후 증시의 흐름에서 의회 구도나 시기와 코스피 등락 간의 상관관계는 '0'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보다는 국내외 경제 및 금융시장 흐름과 산업구도의 영향력이 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6대 총선 이후를 분석한 결과 증시는 정치지형과는 무관한 흐름을 나타냈다. 총선 이후 30일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여소야대로 끝났던 16대 총선에서는 코스피지수가 -11.6%, 20대 총선은 -0.7%의 움직임을 보였다. 여대야소였던 17대 총선에서는 -16.1%, 18대 총선 3.9%, 19대 총선 -3.9%를 기록했고, 21대 총선에서는 3.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IT 버블이나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등 매크로 이슈들이 증시를 좌우한 셈이다.
이 연구원은 "국민들의 기대와 실망, 시장 참여자들의 이해득실로 인해 선거 결과에 따른 투자심리 변화는 감안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는 21대와 비슷한 구도가 형성됨에 따라 투자심리, 업종·종목 흐름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심의 초점인 밸류업 프로그램의 경우 동력이 약화되더라도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세법 및 상법 개정 등이 필요한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의 전체적인 추진력은 약화될 수 있겠지만 그 안의 핵심인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속성은 유효하다"면서 "이미 정책 결정자들은 주요 기업들과 간담회를 거치면서 의견수렴을 하고 있고, 최종 가이드라인도 5월로 앞당겨지는 등 총선 결과와 무관하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질적인 취지가 낮은 주주환원 문제 개선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있는 만큼 초당파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 연구원은 "2025년 금투세 도입 우려는 남아있겠지만 이번 총선 결과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속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영증권 박소연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조세특례제한법), 자사주 소각 시 법인세 감면(법인세법) 등 세제개편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라며 "총선 패배로 인적 쇄신 필요성이 제기된다면 그간 밸류업 정책을 이끌었던 금융당국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도 기본적으로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입법·규제를 옹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밸류업 프로그램의 중기 방향성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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