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신차 부재 따른 판매 감소
부산공장 年 생산량 10만대선 붕괴
야심작 ‘오로라1’ 하반기 본격 생산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 르노코리아 제공
르노코리아가 올 하반기 신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오로라1(프로젝트명) 양산 시작을 예고하면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오로라1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판매 확대가 재무 개선과 투자로 이어지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3조2914억원, 영업이익은 11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은 32%, 영업이익은 38% 감소한 수준이다. 2021년 적자(81억원 영업손실) 시기보다는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2022년과 비교해선 실적이 뒷걸음질 친 셈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신차 부재에 따른 판매 감소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르노코리아가 신차를 내놓은 것은 2020년 XM3가 마지막이다. 지난 2016년 시장에 처음 선보인 주력 차종 SM6와 QM6도 모델 노후화를 겪으면서 르노코리아의 판매량은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집계를 보면 2016년과 2017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의 연간 생산대수는 각각 24만3965대, 26만4037대로 20만대선을 웃돌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2019년부터는 부산공장의 연 생산량이 10만대선으로 하락했고, 작년에는 9만7756대까지 떨어졌다. 연간 생산량 10만대선이 무너진 것은 과거 '르노삼성자동차' 출범 초기인 2004년(8만906대) 이후 처음이다.
다만 르노코리아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심작 오로라1이 하반기부터 부산공장에서 생산을 본격 시작하기 때문이다. 볼보자동차의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든 하이브리드 중형 SUV다. 오로라1은 오는 6월 열리는 부산모빌리티쇼(옛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할 계획인데 르노그룹의 최고위 경영진이 모두 참석할 정도로 그룹에서도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르노코리아는 차체가 큰 SUV가 없어 수출은 물론 내수 시장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는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은 하이브리드 SUV가 추가되면 부산공장도 활기가 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생산 부진으로 부산공장을 주간근무 1개조로 축소 운영하던 것을 6월부터는 근무 형태를 원래대로 주야 2교대로 복원한다. 르노코리아의 부산공장은 연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오로라1의 수요에 맞춰 증산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신차 출시도 이어진다. 올해 오로라1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전기차 르노 세닉 E-Tech를 국내 시장에 수입해 판매하며, 전기차 폴스타4도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한다.
2026년 전후로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SUV) 오로라2, 향후 전기차 오로라3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르노 마스터 이외의 경상용차를 수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스테란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최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매년 1대 이상의 신차를 한국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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