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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비전

[서초포럼]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비전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
'도시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말은 '도심 복합업무지구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세계의 대도시들은 국제업무지구를 도심지역의 광역철도역 주변에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예컨대 뉴욕 허드슨 야드, 런던 킹스크로스, 파리 리뷰 고슈 등이 있고 도쿄는 도쿄역 마루노우치 지구, 도라노몬 힐즈, 아자부다이 힐즈, 시부야역 주변 복합업무지구를 새롭게 조성했다.

서울은 도시공간구조상 3도심(역사도심, 강남도심, 여의도·영등포)이 이미 대규모 개발이 어려운 포화상태여서 새로운 국제적 업무 수요를 담아낼 공간 조성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용산역 주변은 KTX 호남선 이외에 7개의 철도노선이 지나고, 장래 4개 신설노선(GTX-B, 신분당선, 춘천속초선(KTX), 공항철도)이 추가되어 복합업무지구가 입지하기에 적합한 초연결공간(hyper-connected space)의 장점이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2010년 프로젝트 금융투자(PF) 방식의 민간 개발이 좌초된 이후 2022년 7월 서울시의 기본구상 초안이 발표됐고 그 이후 대통령 집무실 이전, 철도지하화 정책 등의 여건 변화를 반영해 2024년 2월 초에 최종 구상안을 서울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사업 추진 일정은 올해 상반기 도시개발사업 구역 지정, 2025년 하반기 기반시설 착공, 2030년 초반에 1단계 건설사업의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최근의 해외개발 추세인 일·주거·여가(work-live-play)가 어우러진 융복합도시, 지하·지상·공중 등 다층적 접근의 입체수직도시, 주변 강과 공원을 연결하는 보행녹지 네트워크 도시, 지식근로자를 위한 국제학교, 외국인 레지던스, 병원 등을 두루 갖춘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계획으로 필자가 총괄계획가(Master Planner)로 참여해 수립했다.

구상안의 비전은 '서울의 미래를 선도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이고 개발 목표는 첫째 일·주거·여가를 한곳에서 누리는 '입체복합 수직도시', 둘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연친화 미래도시'로 설정했다. 구상안의 특징은 신교통수단 도입과 대중교통 이용률 70%를 통한 대중교통 중심도시, 지구를 순환하는 반원형과 5개의 방사형 보행녹지축 조성, 수평과 수직의 공원·녹지 조성을 통해서 개발면적(약 50만㎡)만큼의 입체적 녹지 확보, 서울형 친환경 인증과 제로에너지 건축계획을 통한 탄소중립, 도시통합 스마트물류와 지능형 에너지 관리를 구현한 스마트도시 등의 개념이 반영됐다.

구역은 국제업무존, 업무복합존, 업무지원존의 3개로 구분하고 국제업무존(4개 필지)은 중심상업지역으로 용적률 1000%(인센티브 적용 시 최대 1700%)로 국제업무·금융 등의 프라임급 오피스(prime office)가 들어서고 저층부에 전시컨벤션(MICE)·아트뮤지엄·공연장 등의 문화시설, 상층부에는 한강을 조망하는 호텔·레지던스·전망대 등 여가시설이 들어선다.
업무복합존(9개 필지)은 일반상업지역으로 현대 R&D센터, 용산전자상가와 연계한 신산업관련 기업이 들어서며 건물 상층부에 서비스드 레지던스, 49층 높이에 공중보행로(sky tail) 등이 들어선다. 업무지원존(7개 필지)에는 국제업무지구의 배후지로 일반업무 및 스타트업과 국제학교, 창업지원, 주거 등의 지원시설이 들어선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향후 과제는 기반시설 착공 전까지 입체적 지구단위계획 수립, 지하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설계, 유치기업 대상의 수요맞춤형 마케팅 및 투자환경 조성, 완공 이후 통합관리를 위한 지역 매니지먼트(area management) 체계 구축 등 후속적 작업이 많이 남아있는데 이 과정들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어 서울시와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