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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광고 원칙' 고집하던 테슬라…韓광고선전비 6배 늘렸다

'무광고 원칙' 고집하던 테슬라…韓광고선전비 6배 늘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2023.6.1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무광고 원칙' 고집하던 테슬라…韓광고선전비 6배 늘렸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테슬라가 '무광고 원칙'을 뒤집고 지난해 광고선전비 지출 규모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요 둔화를 타개하고 판매실적을 견인하기 위한 방안으로 광고 등 마케팅 명목의 비용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테슬라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광고선전비 명목으로 약 24억2700만 원을 지출했다. 재작년 약 3억8700만 원 규모 대비 6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지난 2019년 5억5000만 원, 2020년 2억8000만 원, 2021년 7억4900만 원, 3억8700만 원을 지출하는 등 보수적인 광고 집행 기조를 보였던 테슬라코리아가 20억 이상의 광고선전비를 집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테슬라코리아(1조4238억 원)의 광고선전비는 비슷한 매출 규모의 수입차 회사 대비 적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매출 1조11억 원을 달성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테슬라코리아보다 무려 7배 이상 많은 149억 원을 지출했다.

다만 무광고 원칙을 고수하던 테슬라가 광고선전비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과거 테슬라는 광고하지 않는 기업으로 조명을 받았다. PPL(간접광고)·TV 등 전통적인 매체를 통한 광고 없이 입소문에 기반해 판매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간 광고를 하지 않았던 테슬라가 광고 집행에 나선 이유는 최근 둔화하는 전기차 시장 상황 때문이다. 충전 인프라 이슈·캐즘 현상(대중화 직전 일시적 정체 현상)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줄고 BYD 등 중국 저가 전기차의 공습으로 경쟁 상황이 심화하자 공격적인 홍보 경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에서도 디지털 광고비 명목으로 약 640만 달러(약 86억 원)를 지출했다. 재작년 17만5000 달러(약 2억 원) 대비 약 36배 이상 증액한 것이다.
이 같은 기조라면 테슬라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광고 집행비를 더욱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연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어닝콜에서 TV 등 전통적인 매체를 피해 SNS 등 디지털 형식의 광고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선발주자로 출발해 프리미엄을 누려온 테슬라가 전기차 캐즘 현상으로 인한 시장 둔화와 중국발 저가 전기차 공세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가별 가격 할인과 공격적인 판촉 마케팅 강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