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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CEO 만난 이복현 "기업에 장기 성장전략 제시해야"

기업·주주행동주의 상생 간담회

행동주의펀드 CEO 만난 이복현 "기업에 장기 성장전략 제시해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국내 행동주의펀드들에 단기수익 추구 목적의 행위 대신 장기 성장전략을 제시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취지와 달리 성장을 제약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들에는 건전 지배구조 구축을 주문하면서 주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1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트러스톤자산운용, KCGI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 차파트너스 등 행동주의펀드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KT&G를 비롯해 DB하이텍, 신한·JB금융지주 등 기업 측과 국민연금, 한국ESG기준원,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협회 등 전문가그룹도 자리했다.

이 원장은 "주주행동주의 기관은 '장기 성장전략'을 기업·주주에 적극 제시해달라"면서도 "단기수익만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주주총회 결과에서 보듯 행동전략이 탄탄하지 못하면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공허한 캠페인으로 끝날 수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 올해 정기주총 주주제안 93건 가운데 가결된 주주환원과 이사선임 안건 등은 각각 2건, 26건에 그쳤다. 가결률은 30%가량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 CEO들은 "주주행동주의 활동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기업의 비협조로 주주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장기 성장목표 간에 균형을 고려할 필요는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원장은 기업들에는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주의 정당한 요구엔 적극 소통해달라"며 "건전한 기업기배구조 형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측에선 '기업 평판 및 경영안정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 우려, 기업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원장은 시장 전문가들을 향해서는 "싹을 틔운 주주행동주의가 자본시자에 건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냉철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계속 조언해달라"며 "상장회사협의회 등은 기업이 사전에 체력을 키우고, 주주제안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한 참석자는 "행동주의펀드들은 (주주제안 등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어떻게 관련 있는지 설명하고, 반대로 기업 쪽에선 경영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토로가 있었다"며 "이 원장도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