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 씨엔티테크 대표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길을 구체화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작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양국 정상 간의 여러 차례 회담이 있었고, 스타트업 생태계도 그 열기가 식기 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점으로 하여 중동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진출을 시도해야 한다. 구체적인 진출의 중심에는 카우스트(KAUST·King Abdullah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와 왕립과학기술원, 즉 칵스트(KACST·King Abdul Aziz City for Science and Technology)가 있다. 카우스트가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에 대한 MVP(Minimun Viable Product) 단계의 보육과 투자를 진행하고 칵스트가 그다음 단계인 PMF(Product Market Fit) 단계의 보육과 투자를 담당한다.
카우스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최고 공립 연구대학교로, 다양한 이공계 학문 분야와 12개의 연구센터를 구성하여 연구 및 대학원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카우스트는 2009년 사우디 제2의 도시 제다에 설립됐다.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의 직할 기관이고 왕세자가 현재 카우스트의 이사장이다.
카우스트는 과학기술 연구(12개 연구소) 외에도 산·학·연 협력으로 창업기업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 보육, 투자를 연구하는 기관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와 공동연구소 아람코리서치센터(ARC KAUST)를 개소하여 공동연구 및 유망기술에 대한 투자를 선도하고 있다. 카우스트 수석부총장인 나드미 말 나사르는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NEOM' 최고경영자(CEO)로 카우스트 보육기업의 기술 실증화 및 판로개척을 'NEOM' 프로젝트와 적극 연계하고 있다.
칵스트는 1997년 수도 리야드에 설립되었고, 역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의 직할 기관이다. 기초·응용·거대과학(항공우주, 원자력 등)을 망라한 종합 연구기관으로서 과학기술 연구(6개 연구소), 산·학·연 협력(14개 연구협력센터)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에너지, 우주항공, 정보통신기술, 생명과학 및 환경, 재료 및 나노기술, 공학시스템, 통신·응용프로그램, 지구·우주과학, 항공·우주비행, 청청에너지용 나노재료, 바이오의학, 나노시스템, 마이크로파 센서, 그린나노기술, 고체조명, 양자광학·양자정보학, 첨단소재·제조, 석유화학제품 등의 R&D의 핵심 기관이다. 부지 내에 위치한 더가라지(The Garage)는 과거 주차장 시설을 개조해 만든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이다.
카우스트와 칵스트는 사우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역할이 다르다. 카우스트는 창업기업 현지 진입을 위한 자금 및 자체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보육기간 초기 사업화 자금 지원은 4개월간 총 5200만원이 지원된다. 창업지원 프로그램 종료 시점에 최종 선발을 통한 투자가 이루어지는데 약 1억3000만원 정도 투자를 진행하며 카우스트와 공동 기술개발과 더스페이스 입주가 무상 지원된다. 이후 칵스트와의 연계를 통한 현지 사업화, 투자유치 지원으로 이어진다.
MVP 단계가 지난 스타트업들은 칵스트로 이동해 PMF 단계의 보육과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칵스트는 현지 진출을 위한 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한화 6억5000만원의 투자를 진행한다. 사나빌, 아람코, 네옴 등 투자사 연계로 대규모 후속유치 지원이 이뤄지고 리야드에 위치한 더가라지 입주도 가능하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카우스트에서의 1차 스캐일업 이후 칵스트에서 2차 스캐일업이 가능하고, 이 트랙을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진출하기를 권한다. 전화성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 씨엔티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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