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속된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에 IT기술을 더한 ‘프롭테크(Proptech)’ 산업이 정체기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롭테크 기업들이 경기 침체기에도 유지 가능한 모델로 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0년대 후반 국내에 소개
22일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프롭테크 산업은 부동산(Property)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 기술을 접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을 뜻한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과 ‘직방’, 상업용·업무용 부동산 전문 기업 알스퀘어가 대표적이다. 에어비앤비와 등 숙소·오피스 공유 플랫폼도 여기에 해당한다.
프롭테크 산업은 2010년대 후반에 국내에 소개된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과거에는 중개 플랫폼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반면, 최근에는 홈IoT, 인테리어, 부동산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와 분야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의 결과로, 지난 2018년 20개였던 한국프롭테크포럼 회원사는 지난해 8월에는 249개로 약 12배 늘었다.
국내 프롭테크 성장의 배경에는 저금리, 저물가라는 거시 경제적 환경이 부동산시장과 투자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2년부터 고금리 등 거시경제 환경이 급변하기 시작하면서 국내외 프롭테크 산업도 어려움에 놓였다.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유동성 축소와 함께 부동산 시장 내부적으로는 가격 하락, 거래 감소, 공급 감소가 이어지면서 프롭테크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대표적인 글로벌 프롭테크 기업 ‘위워크’가 파산하기도 했다.
경기 호황기에 최적화 '한계'
전문가들은 현재 프롭테크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경기 호황기에 최적화돼있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프롭테크 산업은 호황기 동안 더 비싼 자산,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 투자금과 물량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면서 “이는 향후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명확한 기대가 형성될 때 수익 창출이 가능하며, 시장에서 거래가 원활해 재판매의 어려움이 크지 않아야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프롭테크 기업들이 경기 침체기에 대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와 서비스의 유기적 결합, 시장 세분화, 고객층 확대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는 프롭테크 활성화 위해 과거 ‘핀테크 육성’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부터 핀테크 육성을 위해 특별법 제정하고 지원센터 설립한 바 있다. 이 외에도 1조원 혁신펀드를 조성해 정책자금을 공급했다. 허 연구위원은 “프롭테크 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토교통부가 금융위의 활동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면서 “세부적으로는 법적기반을 마련하고, 조직적 지원 기구를 설립, 펀드 조성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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