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미국 해상풍력단지에서 해저케이블을 시공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재생에너지 수요 확대,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수요 등으로 최근 구리 가격이 t당 1만달러에 육박하면서 전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전선업계가 핵심 지역으로 꼽고 있는 미국에서 최근 LS전선이 1000억원대의 세액공제를 적용받는 등 미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맞물리며 해외 사업 확대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구리 가격 제품에 연동…보유 평가액도 늘어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런던금속거래소(LME) 전기동(구리) 가격은 전날보다 132달러 오른 t당 9749달러를 기록하며 1만달러에 육박했다.
올해 들어 구리 가격은 추세적인 상승세를 찍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 1월 t당 8344.30달러를 기록한뒤 2월 8310.74달러로 잠시 주춤했지만 3월 8675.63달러를 나타낸데 이어 4월 들어서는 90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월 구리 가격 상승의 시작은 중국 공급 축소가 영향을 주었지만 가격 변화가 나타나면서 공급측 요인이 아닌 수요측 요인으로 시장 관심이 이동 중"이라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의 급증으로 연말에는 t당 1만2000달러까지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리개발협회는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필요한 구리의 양을 데이터센터 전력용량 1MW당 27t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구리가격 상승은 전선업체 실적에 호재다. 전선업계의 경우 대부분 수주 시 구리 가격 상승에 따라 판매 가격을 연동하는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선 제조 원가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에 반영돼 매출이 증가하게 된다. 여기에 보유하고 있는 구리 자산 평가액도 늘어나는 것도 실적 개선 요인이다.
데이터 센터, 해상풍력 등 수요지속...호황 기대
특히 구리 수요 증가는 전선업계의 업황과도 직결된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해상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전환 흐름에 따른 구리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전선업계의 지속적인 수주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전선업계는 향후 인공지능(AI) 개발과 반도체, 전기차 공장 건설, 노후 전력망 교체 등으로 미국발 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으로 해저케이블 시장은 향후 10년간 연 평균 30% 이상 성장해 유럽, 중국과 함께 3대 주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LS전선이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9906만 달러(약 1365억원)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투자세액공제를 받게 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최근 IRA 조항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및 탄소 중립 관련 사업에 100억달러(13조79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LS전선의 미국 해저사업 자회사 LS그린링크가 지원 리스트에 포함됐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수요와 미국과 유럽의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구리값이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전선 수요가 일시적인 사이클이 아니라 장기적인 흐름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