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주기 되어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대한항공과의 통합 전제 조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수 후보들인 저비용항공사(LCC)의 인수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예비입찰에 뛰어든 LCC 4곳이 최종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조원 규모의 자금 동원력과 노선별 운항 허가 등이 막판 변수로 꼽히고 있다.
1조원 웃도는 매각 자금 관건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인 UBS는 오는 25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전용화물기 11대, CF6예비엔진 54대, 인천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화물터미널 임차계약, 약 800명의 임직원 등 보유자산 등이 매각 대상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에는 LCC인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와 화물 전용 항공사 에어인천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화물사업부 매각 가격을 5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 화물사업부의 최종 매각가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포함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매각의 막판 변수는 우선 인수 자금 조달 능력이 꼽힌다. 특히 제주항공을 제외한 LCC 3곳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로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상황이다. 이에 원매자의 자금 조달 계획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예비 입찰에 참여한 LCC들은 재무적 투자자(FI)나 전략적 투자자(SI)와 손을 잡고 인수를 준비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파빌리온PE와 컨소시엄을 꾸렸고, 에어인천은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 등과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최대주주인 VIG파트너스의 지원사격으로 인수금융 조달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주·유럽 노선 운항허가도 변수
노선별 운항 허가도 과제로 남아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대상에 슬롯과 운수권이 포함됐지만 국토교통부와 각국 항공당국에 일종의 사업 계획서를 제출해 허가를 받아야 취항이 가능하다.
특히 미주, 유럽 노선에서 운항이 가능한지가 핵심이다. 아시아나가 보유한 국제화물 네트워크에서는 미주 및 유럽 노선이 매출액 비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후보인 4곳 모두 뚜렷한 강점은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다. 에어프레미아는 화물 운항 초기 진입 단계고, 제주항공과 에어인천은 장거리 경험이 없다. 이스타항공 역시 중단거리 화물 노선 위주로 운항하다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중단했다.
지난 3월 화물 항공운항증명(AOC)을 재획득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췄던 만큼 화물사업부 인수 이후 각국 항공당국의 허가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자금력의 경우 사모펀드와 함께하는 기업이 유리하지만, 유럽 경쟁 당국 관계자들이 인수 이후 사모펀드의 단기 매각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가지고 있어 우선협상자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UBS는 이르면 다음 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올해 상반기 안에 새 주인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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