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적용 목표...전기차 주행거리 확대 기대
파키스탄 현지에서 현대차의 첨단 나노 냉각 필름이 부착된 차량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가 최근 수년 섭씨 50도 수준의 폭염을 기록한 파키스탄에서 차량 내부 온도를 10도 이상 낮춰주는 냉각 필름을 부착해주는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22일 밝혔다. 나노 냉각 필름은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고안한 혁신적 기술이다. 향후 신차 적용 시, 인도·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지역을 비롯해 중동, 동남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판매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Made Cooler by Hyundai)'라는 이번 캠페인은 파키스탄 제2의 도시 라호르에서 진행되고 있다. 차량 70여대에 '나노 쿨링 필름'을 무상으로 부착해 주는 행사다. 라호르는 이상기온으로 인해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 2022년 대기오염 세계 1위 지역으로 꼽힌 바 있다.
파키스탄은 보안상 자동차 틴팅 필름 부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현대차의 나노 쿨링 필름이 기술적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키스탄은 최근 수년간 4월~5월 50도가 넘는 폭염을 기록하는 등 기온상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이다. 연료비 부담에 많은 운전자들은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고 주행하는 경우가 많고, 손님을 태워야 하는 운전자들은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가동하지만, 이로 인한 연료 소모, 대기오염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현대차의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 캠페인에 참여한 파키스탄 현지 고객이 현대차의 최첨단 나노 기술이 적용된 필름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관계자는 "라호르 주민들이 겪는 경제적, 환경적 어려움을 기술을 통해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현지 언론과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이번 캠페인을 적극 알리고 있다. 필름을 부착한 고객의 차량에 '메이드 쿨러 바이 현대(Made Cooler by Hyundai)'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해 광고 효과까지 거둘 계획이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현지 고객은 "매일 100㎞ 이상 운전하며 항상 무더위로 인해 힘들었는데, 나노 쿨링 필름을 시공하니 예전에 비해 확실히 시원해졌다"며 "우리 같이 더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현대차의 첨단 기술이 적용된 차량이 출시된다면 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나노 쿨링 필름은 '기술적 진보를 통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목표 아래 현대차그룹이 연구 개발 중인 핵심 기초 소재 기술 중 하나다. 나노 쿨링 필름은 열 방사 효과를 극대화하는 복사 냉각 기술을 적용해 기존 틴팅 필름보다 냉각 성능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차량 내부의 적외선을 밖으로 방사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색상은 거의 투명에 가깝다. 파키스탄 등 틴팅을 금지하는 지역에서, 현지 법규를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실내 온도를 10도 이상 낮출 수 있어 본격적인 양산 시 판매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되는 기술이다.
현재 나노 쿨링 필름은 기술 상용화 직전 단계에 있다. 현대차는 신차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시범 부착을 통해 실증 데이터를 수집, 기술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나노 쿨링 필름이 전기차에 적용되면 주행가능거리 개선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나노 쿨링 필름의 연구개발을 맡은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 이민재 책임연구원은 "앞서 선행 기술로 소개했던 나노 쿨링 필름의 기술적 완성도를 불과 수 개월 만에 끌어올렸다"면서 "앞으로도 현대차가 보유한 기술력을 토대로 전세계 고객들에게 적합한 기술과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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