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차종 판매 늘고 환율상승에
26일 발표 1분기 매출 64조4천억
영업익도 플러스 성장땐 사상최대
증산체제 돌입… 노사관계는 변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올 들어서도 안정적 경영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가 지속되고, 국내 공장의 설비공사 진행 등으로 일부 생산차질이 발생해 차량 판매가 전년 대비 다소 줄었지만 고수익 차종 판매 비중이 늘고, 원·달러 환율 상승세까지 호재로 작용하면서 1·4분기 전년 수준의 수익성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비싼 車 많이 팔고 환율효과까지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5일, 기아는 26일 1·4분기 경영실적을 각각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3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전망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현대차·기아의 합산 올 1·4분기 예상 매출액은 64조3916억원이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현대차의 1·4분기 매출액이 39조6565억원으로 작년보다 5% 늘고, 기아는 24조7351억원으로 4.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소형차보다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나 제네시스 등 고가 차량 판매 비중이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1·4분기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3601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1.6%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3조57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5% 줄어들고, 기아는 2조7835억원으로 3.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기저효과와 더불어 올 들어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1·4분기 글로벌 차량 판매대수는 100만2608대로 지난해보다 1.9% 감소했다. 기아 역시 글로벌 판매량이 76만8251대로 1% 줄었다. 울산·아산공장의 설비공사 영향으로 일부 생산차질이 발생했고, 전기차 시장이 다소 주춤하면서 판매량이 줄었다. 여기에 고금리 여파 등으로 내수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매출액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이란 일부 관측이 있다. 올 1·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플러스 성장을 이어간다면 사상 최대 실적을 또 한번 경신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이 많은 현대차·기아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익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우호적 환율여건이 1·4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 시 약 2000억원의 수익성 개선효과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1·4분기에 전분기 대비 5000억원 이상의 환차익을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출 확대 가속페달 밟는다
고금리 영향이 지속되고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현대차·기아는 올 2·4분기부터 공격적인 증산을 통해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이달부터 현대차는 울산공장,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 등을 중심으로 토요일 특근을 실시하며 차량 증산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목표 판매량을 전년 대비 1.9% 증가한 744만3000대(현대차 424만3000대, 기아 320만대)로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나들 정도로 높아진 만큼 수출물량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고 있다.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현대차·기아뿐만 아니라 한국GM과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 등 중견 완성차 업체들도 수출물량 생산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노사 관계가 실적개선에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특별성과급 문제 등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했고, 완성차 노조의 상급단체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도 올여름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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