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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담으로 끝날 뻔한 기도…그 끝에 '인생 작품'을 만나다 [Guideposts]

7천번의 응답 마커스 해밀턴
손그림 그리는 일을 하는 나는
CG가 발달하면서 설 곳을 잃었다
우연히 텔레비전을 튼 그날
모닝쇼에 나온 만화가 행크 케첨
"내 뒤를 이어갈 사람을 찾아요"
그렇게 그리게 된 7천편의 작품
바로 유명만화'개구쟁이 데니스'

낙담으로 끝날 뻔한 기도…그 끝에 '인생 작품'을 만나다 [Guideposts]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던 마커스 해밀턴은 컴퓨터그래픽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하나님께 3년간 기도 드린 끝에 그는 만화가 행크 케첨과 함께 '개구쟁이 데니스'를 그리게 됐다. 7000편 이상의 작품을 그린 그는 "그건 내 기도에 대한 7000번의 응답이었다"고 말했다.

나는 성공한 상업 일러스트레이터로 수십년간 일했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내 직업은 시대에 뒤처진 것이 되었다.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직접 그리는 구시대 예술가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어떤 조언을 받길 기대하며 교회 수련회에 가기로 결심했다.

"주님, 제가 남은 인생 동안 무엇을 하길 원하시든,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나는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은 그분만 믿으라고 말씀하신 것 같았어."

집으로 돌아가 아내 케이에게 말했다.

"나도 그랬어요."

아내가 대답했다. 우리는 둘 다 앞날에 대해 낙관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계획하신 직업으로 나를 이끄실 것이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은행원인 케이의 월급과 내가 구할 수 있는 프리랜서 일로 번 돈에 의지하여 살았다. 그러나 일정한 직업을 찾지 못한 채 며칠이, 다시 몇 달이 또 만 3년이 지났다.

먹고살기 위해 나는 월마트 사진현상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어느 날 오후, 한 가족 사진 파일들을 동영상으로 전환하다가 '이렇게 여생을 보내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계획도 이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하나도 듣지 않으셨던 걸까?

다음 날 아침, 전보다 훨씬 더 낙담스러운 기분이었다. 텔레비전 채널을 휙휙 돌리며 교통안전 초안을 그리기 시작했다. 35달러짜리 일이었다. 평소 아침에는 텔레비전을 보지 않았는데, 그날은 걱정을 떨쳐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활기찬 모닝쇼 진행자들이 만화가 행크 케첨을 소개했다.

"저는 40년 넘게 '개구쟁이 데니스(원제 Dennis the Menace)'를 그렸습니다." 그가 말했다.

"이제는 그 일을 대신해 줄 사람을 찾고 있어요. 저도 그림도 그리고 여행도 가게요."

나는 만화를 그린 경험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모닝쇼를 보는 일도 거의 없었다. 오늘 내가 모닝쇼를 볼 확률은 얼마나 됐을까?

행크 케첨의 번호를 찾아내어 그 일을 잡았다.
지금까지 매일 연재되는 만화 '개구쟁이 데니스'를 25년째 그리고 있다. 7000편 이상의 작품을 그린 것이다. 아니, 7000번의 기도 응답을 받은 것이라고 해야겠다.

I was a successful commercial illustrator for decades. Then computer graphics took over and my career went down the drain. It seemed as if nobody had use for an old-school artist anymore, the kind who drew by hand instead of on a machine. I decided to go on a church retreat in the hope I might receive guidance. "Lord, whatever you want me to do with the rest of my life, I'm willing," I prayed.

"I feel as if God is telling me to trust him on this," I told my wife, Kaye, when I got home.

"I had the same feeling," she said. We both felt optimistic about what would come next. God would lead me to the job he had planned. In the meantime, we would live off Kaye's salary as a bank teller and any freelance work I could pick up. But weeks went by, then months, then three whole years, without my finding regular work. To make ends meet, I began working in the photo department at Walmart. Is this how I'm going to spend the rest of my life? I thought one afternoon, as I transferred a stack of family photos to video. No plan could take this long. Was God not listening to me after all?

The next morning, I felt even more discouraged. I flipped on the TV as I started work on a traffic safety sketch. A gig that would earn me $35. I didn't usually watch TV in the mornings, but today I needed the distraction from my worries. Cheerful hosts of the morning show introduced cartoonist Hank Ketcham.

"I've been drawing the Dennis the Menace comic strip for over 40 years," he said. "Now I want to find someone to draw Dennis, so I can do some painting and travel."

I didn't have much experience with comics. But then, I rarely watched morning shows, either. What were the chances I'd happen to be watching one today?

I tracked down Hank Ketcham's number and got the job. I've been drawing the Dennis the Menace daily panels now for 25 years. That's more than 7,000 drawings. Or maybe I should say more than 7,000 answered prayers.

글·사진=가이드포스트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