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KCGI 대표
"투자를 하지 않고 부동산 또는 현금으로 쌓기만 하면서 배당도, 자사주 매입·소각도 하지 않으니 '코리아 디스카운트' 상태에 있다."
파이낸셜뉴스가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개최한 2024 FIND·서울국제A&D컨퍼런스에서 강성부 KCGI 대표는 "한국은 자본의 효율이 떨어지는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요국 대비 한국의 밸류에이션(가치)은 현저한 저평가 상태다. 자산 재배치가 절실하다. 코스피시장 상장사의 3분의 2가 장부가치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
이에 강 대표는 주주환원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한국처럼 성장이 정체된 국가에서는 '이익을 나누는 문제'를 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자본은 조금이라도 효율적인 곳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추구한다. 투자를 통한 리턴(수익)을 늘리거나 에쿼티(지분)를 줄이는 주주환원을 해야 한다"며 "지배주주는 물론 일반주주도 이익을 나누는 것이 선진화된 지배구조다.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으면 좋은 거버넌스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구체적 해법으로 자사주 소각을 제시했다. 2023년 3월 기준 자사주의 3년 내 소각만으로도 코스피지수 40%가 상승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2590에서 3620으로 퀀텀점프하는 셈이다. 국내 상장기업의 미소각 자사주 규모는 약 34억주, 74조원어치나 된다.
주주환원은 물론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도 중요하게 봤다. 기업은 전년 대비 더 많이 버는 '성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시각이다.
행동주의 펀드에 대해선 감시자, 조정자, 투자자, 제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캠페인을 한 한진칼, 오스템임플란트, DB하이텍 등에서 기업가치(EV)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한진칼은 재무·지배구조 개선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투자를 이끌어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공개매수를 통한 매각으로 지배주주, 일반주주 모두가 이익을 실현했다.
DB하이텍은 DB Inc.와 DB메탈 간의 합병 철회, 이사회 내 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했다.
배당성향 증대, 자사주 매입 확대 등 주주권리 보호는 물론 중장기 성장비전도 제시했다.
강 대표는 "창업 수성은 최악의 경영철학이다. 전체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자리 보전을 위해 안전한 참호를 파고 나오지 않는 보수적 경영으로는 밸류에이션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 기업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김미희 김현정 한영준 김태일 박지연 이주미 김찬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