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빌딩에서 노원구의 아파트 밀집 지역이 보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아파트값이 5주 연속 상승한 반면, 영끌족 성지 ‘노도강’은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상계주공9단지 전용 49㎡는 지난 12일 4억6400만원에 매매됐다. 이는 지난 3월 이뤄진 직전 거래가격인 4억7500만원에 비해 11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인근 상계주공10단지 전용 49㎡도 지난 1월 5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6000만원이 떨어진 4억6000만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상계주공12단지 전용 41㎡도 지난 5일 3억88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거래가격인 3억9000만원에 비해 하락한 수준이다.
도봉구와 강북구도 아파트값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봉구 창동 주공17단지 전용 36㎡는 지난 10일 3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 3월 거래가격인 3억4000만원에 비해 1000만원이 빠졌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의 경우 지난 3월 8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500만원이 떨어진 8억4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노도강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지난 22일까지 서울 도봉구가 0.86% 떨어져 가장 하락폭이 큰 지역으로 꼽혔다. 이어 강북구(-0.67%), 노원구(-0.59%) 순이다.
서울 자치구 중에서는 강남권과 마용성과 같이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인 곳이 있지만, 노·도·강은 여전히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노원구(-0.01%), 도봉구(-0.01%), 강북구(-0.03%)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이 0.03% 오르며 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노도강의 약세의 원인으로 재건축 수요 감소를 꼽는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서울에서도 지역적 분화가 나타나는 모습이 보이는데 특히 MZ세대들이 선호하는 공간이 한강변과 강남 이남이 많다”면서도 “노도강의 경우 아파트가 낡고, 고금리로 이주비용과 건축비가 높아져 투자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연준의 금리가 인하 여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확산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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