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김태형, 현재까지 방어율 '0'
명문고열전, 신세계이마트배 우승 이끈 1등공신
작년에는 노히트노런 기록도
상위권 판도 균열 이끄는 새로운 다크호스
야구-덕수고 김태형.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드래프트에서 초반 판도는 매우 중요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적어도 1라운드는 단순히 1~2달이 아닌 오랜 기간 지켜본 선수로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긴 기간을 지켜보기 때문에 초반부터 치고 나간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작년 막판 부진했던 황준서(한화), 조대현(KIA), 원상현(kt) 등이 모두 1라운드 지명을 받았을 수 있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런 측면에서 전국명문고야구열전에서 정현우, 배찬승의 빅2 구조에 균열을 깨고 정우주라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면, 이번 신세계이마트배에서는 또 다른 스타가 상위권 판도에 균열을 가져오고 있다.
전국명문고야구열전과 신세계이마트배 2개 대회를 종합해 가장 자신의 몸값을 크게 끌어올린 선수를 딱 한 명만 꼽자면 단연 김태형(덕수고 3학년)이라고 할 수 있다.
덕수고 김태형이 명문고열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 사진 = 서동일
김태형은 올 시즌 23.2이닝에서 방어율 ‘0’을 기록하고 있다. 단 1점도 주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명문고열전과 신세계이마트배를 동시에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은 김태형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신세계이마트배에서 14.2이닝 동안 1점도 헌납하지 않았고, 탈삼진은 무려 27개를 기록했다.
김태형은 전라도 화순 출신이다. 작년 시즌 주말리그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던 선수다. 하지만 작년시즌까지만 해도 구속이 크게 상승하지 않아서 제구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선수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좋은 신체조건에 구속이 크게 상승하면서 프로 스카우트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모 구단 스카우트 관계자는 “김태형은 일단 경기를 운영할 줄 안다. 스스로 경기를 끌고갈 줄 알고, 변화구도 좋다. 우리 구단 스피드건 기준 최고 149km까지 신세계 이마트배에서 기록되었다. 전체적으로 구위가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고3 들어와서 많이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만 보면 5번 순번안에 충분히 나갈 것 같다”라며 김태형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구단 별로 평가가 다를 수 있겠지만, 현재 시점 빅4로 김태형을 언급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평가가 많이 올라온 것은 사실이다.
명문고야구열전 당시는 1라운드급 선수로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는 그 안에서도 상위지명 순번에 충분히 나갈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김태형의 약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4월 27일 장충고와의 주말리그에서도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기본적으로 신장, 변화구, 포심 등을 모두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여기서 스피드까지 더 올라오게 되면 상위지명 순번의 팀들은 더욱 김태형을 고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1라운드는 빠르게 쓸 수 있는 즉시전력감 선수를 원한다. 김태형은 체격, 제구력, 변화구, 스피드 어떤 부분에서도 큰 아쉬움이 없는 선수다. 타격도 곧잘 한다. 이마트배 준결승과 결승전에 타자로만 나서 7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1라운드급으로 보기에는 스피드(구위)가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런 부분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한다면 순번을 더욱 끌어올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9월 드래프트를 향한 경쟁이 본격 시작되었다. 김태형이 고교야구를 이끄는 새로운 다크호스로 우뚝 서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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