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공사현장 입구에 공사 중단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지안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30일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현장은 인적이 뜸한채 한산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공사가 중단된 지 꼭 넉달. 공사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공사현장 팬스는 굳게 닫혀 있었고, 팬스 위로 삐죽이 보이는 기계설비들도 가동이 멈췄다. 공사장 팬스에는 '공사중단'이라고 적힌 빨간색 글씨가 붙은 채 공사장 앞 상가마저 썰렁했다.
이 지역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공사중단으로 인근 상권까지 침체돼 부동산 거래 역시 한산한 분위기"라며 "공사 중단이 길어지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많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날 점심때가 가까운 시간에도 인근 공인중개업소 절반 이상은 아직 문을 열지 않거나 문을 열었어도 손님 없이 한가한 모습이었다.
또다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서울에서 부동산 거래가 늘었지만 강남 등 일부에 불과하다. 이 지역은 팔려는 매물도, 매입하려는 수요도 거의 없다"라며 "부동산을 비롯해 인근 상인들 역시 공사가 하루빨리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조1구역은 은평구 재개발 대장주 격이다. 지하4층~지상25층 28개동, 아파트 2451가구(임대 368가구)와 부대복리 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3호선 불광역 등 4개 지하철 역과 인접해 있다. 입지가 뛰어난 단지로 인근 부동산 시장은 물론 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정비업계에서는 대조1구역이 이달에 공사재개의 물꼬를 틀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법원이 지난달 29일 임시조합장을 결정하면서 신임 조합장 선출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관할구청인 은평구 관계자는 "임시조합장이 결정돼 4월30일부터 5월7일까지 조합장 후보자 등록을 진행중"이라며 "등록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을 마치면 후보자 확정 공고를 거쳐 조합장 선거를 진행하게 된다. 5월말 조합장 선임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역시 신속한 공사 재개 등 사업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조1구역의 총 공사비는 5800억원에서 공사 중단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현재 받지 못한 공사비가 1800억원 가량"이라며 "조합 총회 등을 통해 신속하게 공사를 재개해 사업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공사 재개 지원에 나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조1구역은 공사중단 직후인 지난 1월초 정비사업 갈등조정 전문가인 코디네이터를 파견한 첫 사업장"이라며 "현재 조합장 선임 선거관리위원회도 모두 구성해 원활한 조합장 선임과 공사 재개 협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조1구역은 지난 2022년 10월 착공했다. 하지만,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조합으로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서 올해 1월 1일부터 공사가 중단됐고, 설상가상으로 조합장 직무정지로 조합이 제기능을 하지 못해 공사재개 협상의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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