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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대해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자율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관련 종목들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 보고 수혜 업종을 좁혀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코스피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7배로 나타났다. 올해 2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후 금융, 자동차, 지주사를 중심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PBR 1배까지 상승했지만 지정학적 위기,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 등에 연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특히 밸류업 프로그램의 진행 과정이 시장의 기대와 괴리를 보이면서 수혜주로 꼽혔던 종목들도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2일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발표된 이후 2거래일 동안 현대차(-3.98%), 기아(-3.47%)는 주가가 4% 가까이 빠졌다. KB금융(-2.51%), 하나금융지주(-1.19%), 신한지주(0.43%) 등 금융주도 약세를 보였다.
가이드라인에서 정부는 강제성이 없는 자율적 공시 방침을 분명히 했다. 세제 지원안 등 구체적인 당근책도 빠져 시장에는 실망감이 팽배하다. 기관 투자자들은 2거래일 사이 기아 주식을 769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코스피시장 순매도 1위에 올렸다. 현대차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 규모가 435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여전히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추진되는 과제라는 점에서 실망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과도하게 실망하거나 평가 절하할 필요는 없다"며 "주주환원 제고 및 법안을 통한 지원 체계 마련은 세부 전략 중 하나일 뿐, 목적 자체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프로그램 관련 종목들의 중장기 전망은 밝다"고 전했다.
특히 그간 수혜주로 지목됐던 금융, 자동차, 지주사 중심의 구도가 공고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들 업종이 정부와 발맞춰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어서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될수록 슬림화, 압축될 수 밖에 없다"며 "현재까지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기업들을 보면 지주사, 자동차, 금융이 가장 많다. 또 PBR이 낮으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고,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이들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키움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은행주는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가 원래 강했기 때문에 주주환원 강화가 눈치보면서 하는 일이 아닌,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인식되는 변화만으로도 긍정적"이라며 "지금과 같은 실적을 이어 간다면 수익성에 맞는 PBR을 점차 찾아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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