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따블·따따블 흔했지만
최근엔 10~20%대 상승 그쳐
민테크·디앤디파마텍 등
높아진 공모가로 상승 한계
상장과 함께 주가 급등세를 연출하던 새내기주들이 최근 주춤하는 모습이다. 공모가 대비 상장 첫날 주가는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초 '따블' '따따블' 행진이 이어지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민테크는 공모가(1만500원) 대비 22.67%(2380원) 오른 1만2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민테크는 40%대 상승 폭을 보였지만 이내 상승분을 내줬다.
2일 상장한 디앤디파마텍은 공모가(3만3000원) 대비 10.61% 오른 3만6500원에, 지난달 30일 상장한 제일엠앤에스는 공모가(2만2000원) 대비 22.73% 오른 3만7700원에 첫날을 마감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공모주들은 따블, 따따블 행진을 벌였다. 지난 1월 상장한 우진엔텍과 현대힘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00% 상승했고, 2월에 입성한 이닉스와 스튜디오삼익 역시 공모가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1·4분기 신규상장 종목 14개(스팩·이전상장 제외)의 공모가 대비 첫날 주가 상승률은 평균 119.93%에 이른다.
새내기주들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치킨값'을 기대했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청약수수료도 벌지 못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종목들은 일반청약에서 150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일반 투자자 대부분이 1주씩을 배정받았다. 청약수수료(온라인 2000원·오프라인5000원)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는 푸념이 쏟아진다.
증권가에서는 높아진 공모가와 침체된 증시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민테크는 공모가를 희망 밴드(6500~8500원) 상단보다 약 24% 올렸고, 디앤디파마텍과 제일엠앤에스 역시 희망 밴드 상단을 각각 27%, 22% 웃도는 공모가를 책정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코어밸류본부 방원석 팀장은 "최근 공모주들의 공모가는 최상단을 넘는 경우가 90% 이상으로, 전반적으로 기업이 가진 가치보다 공모가가 더 높게 책정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반면, 공모주 시장에 영향을 주는 증시 환경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상장 첫날 주가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연초처럼 따따블이 나오거나 주가가 크게 뛰어오르는 현상은 보기 힘들어졌다"며 "오는 8일 상장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처럼 공모가를 상단에서 결정하거나 적정 수준에 책정하는 기업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과열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흥국증권 최종경 연구원은 "지금은 IPO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연초 공모주의 상승 폭이 비정상적이었을 뿐, 현재는 적정한 가격 책정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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