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연임체제 과제 제시
"기업 하고 싶은 환경 만들고파"
배터리 경기엔 긍정적 전망 내놔
"전기차 캐즘, 영원할 수 없을 것"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대한상의 연임체제의 핵심 과제로 '반기업정서 해소'를 꼽았다. 최 회장은 "(연임 기간) 기업과 경제계에 대한 반기업정서를 완화시키거나 개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SK그룹 회장이기도 한 최 회장은 K반도체의 미래에 대해 "향후 캐펙스(시설투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숙제"라고 전망했다.
■"기업하고 싶은 환경 조성 이바지"
대한상의 제25대 회장에 연임된 최 회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태원호 2기' 숙원과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이야기했다. 2기 회장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성과로는 '반기업정서 해소'를 들었다. 최 회장은 "반기업정서 해소와 개선을 통해 기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신나게 도전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어디까지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동안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1기 회장 취임 일성에서도 '사회와 공감하는 신기업가 정신'을 강조한 바 있다. 2022년 최 회장 주도로 국내 경제계를 대표하는 76개 기업이 '신기업가정신'을 선포하며, 관련 협의체인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를 출범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신기업가정신은 기업이 쌓아온 다양한 기술과 문화를 바탕으로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 더 나아가 사회발전을 이끈다는 것이 핵심 비전이다. 출범 2년이 지난 현재는 약 1500개 기업이 참여 중이다.
재계 총수들도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반기업정서 해소에 동참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난해 ERT가 진행한 첫 '다함께 나눔프로젝트'에 참가해 소방공무원을 지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제4차 다함께 나눔프로젝트에 동참, 간병돌봄 가족을 후원하고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1기에서는 소통과 ERT 등을 이렇게 해도 되겠느냐는 실험적 성격이 있었다"며 "올해는 더 집중해 국민들이 바라는 형태의 경제계가 될 수 있도록 하고, 가능한 한 사회에 많이 기여하는 경제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K반도체, 설투자 해결이 관건"
최 회장은 SK그룹의 핵심사업인 반도체 업황의 최근 회복과 관련, "지난해 워낙 업황이 나빴기 때문에 올해 반사적으로 좋아 보이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를 겪으며 그렇게까지 올라가지 않아야 될 수요가 너무 올라갔다가, 코로나가 해제되면서 오히려 경제적인 임팩트가 사라지며 소비가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롤러코스터는 앞으로 계속되리라 생각하고, 좋아진 현상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미세화가 어려워지며 수요충족을 위해 결국 캐펙스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회장은 "전 세계에서 반도체 생산을 자국으로 끌고 가고 싶어 하다 보니 보조금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도 캐펙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앞으로도 캐펙스에 얼마나 더 투자하고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숙제"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반도체 투자를 할 때 보조금이 직접적 유인책이 되느냐고 묻자 "솔직히 보조금이 많은 나라들은 시스템이 부족하거나 인건비가 비싸다거나 하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시스템은 아주 잘 갖춰져 있다"고 답했다. 다만 "보조금을 잘 안 준다는 게"라고 말끝을 흐리며 간접적으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SK그룹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겪는 배터리 경기악화 원인으로는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둔화)'을 꼽았다. 최 회장은 "전기차 전환을 영원히 안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기적으로는 (수요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선이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내놨다.
그는 "대통령이 '내가 이렇게 바꿀 거야'라고 의지를 갖더라도 의회가 따라가지 않는 이상 법을 바꾸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선거를 하다 보면 누군가는 증폭된 메시지를 내게 되는데 너무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갈등을 빚는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안정된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수출도 하고 경제협력을 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도 중요한 고객이고 판매처이자 협력처"라며 "경제를 고려하면 상당히 차가운 이성과 계산으로 합리적인 관계를 잘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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