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3곳 분기배당 지급
삼성전자 올해도 주당 361원
금융지주 작년보다 소폭 증가
상장사의 1·4분기 분기배당 규모가 4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분기 배당을 도입한 주요 기업이 늘어난 영향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분기배당을 지급하는 상장사는 13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이 발표한 1·4분기 분기배당 총액은 4조4503억원으로, 다음달 중에 지급된다.
상장사들의 분기배당 규모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1·4분기 분기배당 총액은 2021년 2조7841억원, 2022년 3조7049억원, 지난해 3조8299억원으로 증가했다. 분기배당 공시가 이달 중순까지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2003년 분기배당 제도 도입 이후 1·4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분기배당에 나선 기업이 확대된 덕분이다. KT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주당 500원을 지급하는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은 총 1229억원 규모다. 현대차도 지난해 2·4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시작했다. 1·4분기에는 지난해(1주당 1500원)보다 증가한 1주당 2000원을 배당키로 해 배당 총액은 5258억원으로 집계됐다. 1·4분기 분기배당을 결정한 기업들 가운데 2위에 해당한다.
배당주의 대표주자인 금융지주들도 분기배당에 동참했다. 배당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금융(3001억원)이다. 연간 배당 총액을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매분기 3000억원을 배당하는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 정책을 도입했다. 이 외에 신한지주(2751억원), 하나금융지주(1718억원), 우리금융지주(1337억원), JB금융지주(201억원)도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금융지주사들의 1·4분기 분기배당 금액은 전년동기 대비 소폭 증가하는 것에 그칠 전망"이라며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 등으로 올해 순익 증가 폭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삼성전자는 올해 1·4분기 분기배당금으로 지난해와 동일한 주당 361원을 지급한다. 모두 2조4522억원 규모로, 배당 총액이 제일 많은 곳이다.
SK하이닉스도 이번 분기 주당 300원씩 2066억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의 분기배당 실시와 주주가치 제고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본시장연구원 황현영 연구위원은 "정기배당과 분기배당 모두 성실히 했다면 주주가치 제고로 볼 수 있지만 분기배당을 실시했다 해도 결산배당을 합친 전체 배당총액이 그대로라면 주주환원이 늘어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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