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왼쪽부터). 각 사 제공
[파이낸셜뉴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 대표들이 최근 미국 정부의 흑연에 대한 중국 등 해외우려기관(FEOC) 적용을 2년 유예한 조치를 일제히 환영했다. 이들 대표들은 "2년의 시간이 주어진 만큼 공급망 다변화에 집중하겠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K배터리 대표들 "불확실성 해소"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8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민관 합동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 정부의 FEOC 유예 조치에 대해 "시간이 2년 정도 확보됐고, 불확실한 부분이 더 확실해져 (공급망 다변화를) 준비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저희가 계획했던 대로 쭉 진행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석희 SK온 사장도 FEOC에 흑연이 제외된 것에 대해 "업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겼다.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지난 3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조항 및 FEOC 정의에 대한 최종 가이던스를 각각 발표했다. 최종 가이던스에서는 흑연에 대한 FEOC 조항 적용이 2년 유예됐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산 흑연을 사용하더라도 오는 2026년 말까지는 IRA에 따른 친환경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흑연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고, 중국을 대체할 공급처를 찾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던 상황이라 이번 유예 조치로 한숨 돌렸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기준 전 세계 구형(spherical) 흑연의 100%, 합성 흑연의 69%를 정제·생산하고 있다.
K배터리에 9.7조 정책금융..."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는 과제"
이번 유예 조치는 대통령실,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미국 측과 적극 협의에 나선 게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산업부에서 확실한 지원이 이뤄고 있는 것 같다"고 했고, 이석희 사장은 "정부에서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미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준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이날 배터리 및 완성차 업계의 공급망 자립화 노력을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9조7000억원의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등 금융·세제 및 인프라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민관의 노력으로 2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벌었다"며 국내 배터리 업계 공급망 자립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핵심광물 공급망의 다변화 및 안정적인 관리는 여전히 한국 기업이 이뤄내야 할 중대 과제"라며 "배터리·자동차 업계와 정부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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