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 규모가 주가연계증권(ELS)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H지수 기초 ELS 대규모 손실사태 이후 ELB의 원금보장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해석된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ELB 발행 규모는 5조67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액(3조7660억원) 대비 50.8% 증가했다. 종류별로는 국내주식형 발행액 비중이 61.6%에서 68.9%로 증가한 반면 지수형은 31.8%에서 25%로 감소했다.
ELB는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이자수익이 정해지는 사채다. 증권사는 ELB 공모로 들어온 자금 대부분을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개별 종목이나 파생상품에 나머지를 넣는데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률만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연계된다. ELS와 상품구조가 유사하지만 원금보장 여부가 다르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반면 ELB는 원금보장을 전제로 한다.
그동안은 구조는 비슷하나 기대수익률이 높은 ELS의 발행 규모가 더 컸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ELS 발행액은 11조670억원으로 ELB 발행액(3조7660억원)을 크게 앞섰지만 올해는 5조3006억원으로 ELB 발행액(5조6781억원)을 밑돌고 있다.
홍콩 H지수 사태 이후 손실위험에 ELS 투자수요가 위축되면서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대체재 격인 ELB로 관심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증권사들도 올 들어 ELB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일까지 현대차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세전 연 4.5% 수익률을 낼 수 있는 3개월 만기 특판 ELB를 판매했다.
키움증권도 이달 초까지 삼성전자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B를 판매했는데, 세전 연 최고 5% 수익률인 1년 만기 상품이다. 올 들어 ELB 발행 규모가 가장 큰 증권사는 하나증권(9495억원), 삼성증권(6595억원), 신한투자증권(5489억원) 등이다.
다만 ELB가 반드시 원금보장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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