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재건축 규제·과도한 징벌적 과세 완화 등 규제 완화 드라이브에 한층 속도를 내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부동산 규제 완화가 '부자 감세'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4·10총선 이후에도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지면서 야권 협조가 절실한 규제 완화책들의 입법 동력 상실 우려가 커지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재건축 규제 완화와 과도한 징벌적 과세 완화, 사업자·주택 구입자에 대한 원활한 자금 공급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를 남은 3년의 임기 동안에도 이어가겠다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때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고, 매매가격 뿐만 아니라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하게 폭등해 갭투자가 많이 이뤄졌고, 그야말로 집단적인 전세 사기도 발생해 많은 국민들이 큰 고통을 받았다"며 "이는 부동산 자산 시장 원리를 무시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동산 규제 완화)가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많이 있지만 세금을 과하게 부과할 경우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세금은 시장 질서를 왜곡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부과돼야 하고, 과도한 세금은 매매거래 시장도 있지만 임대차 시장도 있다"며 "과도한 세금이 부과되면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에게 조세 전가가 이뤄져 당초 의도가 결국은 더 어려운 사람에게 부담으로 돌아가는 일이 많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중점 부동산 정책 과제로 △재건축 규제 완화 △과도한 징벌적 과세 완화 △재건축 시행 사업자나 주택 구입자에게 원활한 대출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부자를 감세하려는 것은 아니다. 결국 국민 모두와 중산층, 서민이 안정적인 주거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 출범부터 이어진 '여소야대' 정국이 4·10 총선에서 야권의 압승으로 임기 말까지 이어지면서 규제 완화를 포함한 부동산 정책 입법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0년 넘은 아파트는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고 사업에 착수하는 재건축 패스트트랙 도입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기 등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국민과 국회를 더 설득해 이 문제가 시장 정상화를 통해 풀려나가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취임 2년간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를 힘들게 했던 징벌적 과세를 완화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평했다. 지난 2년간 시장을 흔들만한 6번의 대책을 통해 대출, 세금, 규제지역, 분양, 청약, 재건축 등 이른바 '대못 규제'가 대거 풀렸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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