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단지 고급화에 2배 인상
3.3㎡당 1137만원으로 급증
전용면적 84㎡→109㎡로 확대
초고가주택 주변 입지에 사업성↑
'분상제 제외' 일반분양가 더 뛸듯
서울 강남구 청담건영아파트 리모델링 조감도. 청담건영리모델링조합 제공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시장에서 역대 최고가 분담금이 나왔다. 서울 강남구 청담건영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이 가구당 분담금 5억7000만원 안건을 통과시켰다. 청담동의 입지적 매력과 서울 아파트값 반등 영향이다.
9일 업계 및 청담건영 리모델링 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권리변동계획' 및 시공사 GS건설과 공사비 확정 등을 의결했다. 리모델링사업에서 권리변동계획은 재건축 사업의 관리처분계획에 해당한다. 분담금 등을 확정하고 이주하기 전에 거쳐야 하는 사업단계다.
조합원 평균 분담금 약 5억7000만원이 안건에 올라 통과됐다. 기존 리모델링 최고 분담금 약 4억원보다 40%이상 높은 금액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더샵트리에는 가구당 분담금 4억원 수준으로 지난 2021년 리모델링을 마무리했다.
청담건영 리모델링 조합은 GS건설과 공사비 3.3㎡당 평균 1137만5000원, 공사기간 47개월을 확정했다. 지난 2018년 조합은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면서 3.3㎡당 공사비를 687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이번에 두배수준으로 인상했다. 최근 서울 리모델링 및 재건축 공사비 3.3㎡당 700만~800만원대와 비교해도 높은 공사비다.
조합원은 리모델링으로 가구별 면적을 전용면적 84㎡에서 109㎡로 30% 확대하게 된다.
정봉균 청담건영 조합장은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역대 최고 공사비, 최고 분담금이지만 주민 동의를 얻어 권리변동계획을 확정했다"며 "조합원 분담금 관련해 174명 찬성, 반대 30명, 기권·무효 10건으로 통과됐다. 약 81% 찬성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GS건설 공사도급 계약 체결 관련해 183명 찬성, 반대 23명, 기권·무효 8건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정비업계는 정비사업장마다 공사비·분담금 갈등이 일고 있는 것과 달리 청담건영이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핵심 동력으로 '입지'를 꼽았다. 이미 청담건영 인근에는 에테르노청담과, PH129 더펜트하우스청담 등 초고가 주택이 들어서 있다.
청담동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올해 들어 청담동은 매달 2~5건의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이동훈 한국리모델링협회 정책위원은 "국내 가장 비싼 부촌 중 하나이고 현재 매매가격이 상승하면서 단지 고급화에 주민의견이 모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리모델링을 통해 전용 55㎡ 18가구, 109㎡ 4가구 등 일반가구 22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일반분양가는 55㎡ 24억8175만원, 109㎡ 31억9837만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반분양 30가구 미만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분양가격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청담건영은 최근 정비사업에서 예외적인 사례"라며 "주변 시세가 3.3㎡당 1억원을에 달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어 일반분양을 통한 수입도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담건영은 현재 지하2층~지상 19층, 240가구다.
수평 증축 리모델링을 거쳐 지하 5층~지상 20층 2개동에 총 262가구 및 부대복리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기존 84㎡이 리모델링을 통해 전용 109㎡으로 넓어진다. 조합은 오는 9월 이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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