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 수혜주였던 지주사의 주가가 급등 이전 수준으로 되돌림하고 있다. 은행주는 가파르게 반등하며 전고점을 회복하는 모습이고, 자동차주도 낙폭을 되찾고 있지만 지주사들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자금 여력이 풍부하고, 주주환원 의지가 뚜렷한 만큼 지주사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변함이 없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지주사들의 주가는 지난 2월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LG가 2월 19일 10만3500원에서 이날 8만1000원으로 21.74% 하락했고, SK도 같은 기간 20만7500원에서 16만1800원으로 22.02% 떨어졌다.
밸류업 열풍 속에 2월 초 3만3350원까지 올랐던 롯데지주 역시 2만6850원까지 19.49% 밀려났고, 한화는 비슷한 기간 3만1100원에서 2만7450원으로 11.74%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월 초 5만2200원까지 올랐던 GS도 내림세가 길어지며 4만4500원까지 후퇴한 상태다.
자체 사업이나 비상장 자회사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두산, CJ, LS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주사가 밸류업 열풍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제자리 걸음이다. 0.63배까지 높아졌던 LG의 PBR은 0.48배로, SK는 0.53배에서 0.43배로 각각 낮아졌다. 롯데지주는 0.33배에서 0.28배로, 한화는 0.44배에서 0.25배로 각각 내려온 상황이다.
이들과 달리, 은행주는 전고점 회복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KB금융이 이날 8만1600원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하나금융지주도 6만3600원으로 전고점 직전에 이르렀다. 우리금융지주(1만4590원)와 신한지주(4만7750원) 역시 'V'자 반등이 이어지면서 조정 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특히 대부분의 은행주는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들어오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렇다 할 수급 주체가 없어 반등세가 강하지 않은 지주사들과 상반된 양상이다.
그럼에도 지주사들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구체화될수록 주주환원 여력이 풍부한 지주사들이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자사주 제도 개선 등의 핵심은 지배주주의 사익추구를 근절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이런 기조가 결국에는 기업들의 자사주 소각,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정책 확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재원이 충분해 향후 자사주 소각 및 배당확대 등을 할 수 있으면서도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의지가 높은 지주사, 금융지주, 보험, 정부 소유 유틸리티 업종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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