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9만원선에서 등락 반복
올해 최고가 10만1500원, 최저가 9만300원
본업 성장성 우려 및 신사업 기대감 위축 영향
증권가 "지금은 바닥... 매수 시기"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의 모습. /뉴스1 ⓒ News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LG전자의 주가가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올해 들어 단 한 번도 종가 기준 10만원선을 넘지 못한 채 9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1·4분기 호실적을 냈음에도 본업인 전자부문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만년 저밸류’라는 꼬리표도 LG전자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72% 오른 9만83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을 포함한 올해 최고가는 10만1500원(1월 2일), 최저가는 9만300원(4월 19일)이다.
앞서 LG전자는 1·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한 21조959억원으로, 분기 최대 기록을 세웠다. 호실적에도 주가가 반응하지 않은 것은 본업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화상태인 가전과 TV 부문의 수요가 얼마나 더 회복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신영증권 최준원 연구원은 “가전과 TV 부문에서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10만원을 뚫지 못하고 있다”며 “TV부문의 수요가 회복된다고 해도 가전이 포화상태여서 업사이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신사업인 전장부문의 기대감이 다소 꺾인 영향도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수주잔고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부 고객사의 소싱 결정 지연과 환율 영향으로 90조원대 중반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만년 ‘저평가’라는 딱지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나 SK와 달리,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 함께 '만년 저밸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변동 폭이 크지 않고, 보수적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바닥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만년 저평가로 오를 여력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LG전자에 대해 "충분한 바닥을 지났다"며 반등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2·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한 만큼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다.
KB증권 김동원 리서치센터장은 “2·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쓸 것”이라며 “과거 3년간 LG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평균 52.9% 감소, 영업이익률 4.3%로 실적 변동성이 컸으나 올해는 분기 기준 최고의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투자자들은 LG전자를 가전 실적의 계절성으로 2·4분기 '매도', 44분기 '매수' 패턴을 보였다"며 ”올해부터는 B2B 매출 확대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직접적 수혜로 실적 안정성이 강화되면서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매크로 환경이 개선되면서 본업에서 수요가 살아나는 환경이 나타난다면 B2B, 플랫폼 중심의 사업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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