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급락하자 1099억 매수
국내주식은 이달들어 2조 순매도
"바로 반등하잖아. 떨어질 때 들어가길 잘했어."
미국 주식에 대한 서학개미(국내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믿음은 강했다. 지난달 글로벌 증시가 조정세를 겪으면서 서학개미들은 주가가 하락한 주식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총 36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에서 1조928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주식을 4280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일본 주식은 450억원, 중국 주식은 2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우려에 더해 반도체주 등 성장주가 부진하다 보니 고위험·고수익을 얻으려는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투자가 소강상태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엔비디아도 테슬라도 아닌 스타벅스였다. 이달에만 스타벅스 주식을 8035만달러(약 1099억원) 순매수했다.
문제는 스타벅스 주가다. 지난해 11월 107.66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을 타고 있고, 지난 1일에는 15.88% 급락하기도 했다. 1·4분기 스타벅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 감소한 86억달러(약 11조8000억원)를 기록한 것이 하락을 부추겼다. 시장 예상치(91억3000만달러)를 크게 밑돈 것으로 스타벅스의 분기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중동전쟁 이후 스타벅스가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낙인 찍히면서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로 인해 올 초 90달러 선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이달 들어 7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주가가 70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71.80달러까지 떨어진 스타벅스 주가는 14일 75.63달러까지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스타벅스에 이어 서학개미들이 사들인 종목은 대부분 최근 조정세를 겪었다. 순매수 2위 종목은 인텔로 5522만달러(약 755억원)를 사들였다. 인텔은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2월 27일 51.28달러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탔다. 특히 35달러 선을 횡보하던 지난달 26일 9.20% 급락한 이후 30달러 선으로 후퇴했다. 순매수 4·5위 종목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올해 3월 고점을 찍고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금이 저점매수 타이밍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해당 종목들의 조정세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과 도이체방크는 스타벅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92달러, 89달러로 낮췄다. 스티펠도 인텔의 목표주가를 45달러에서 34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도 '보류' 등급을 유지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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