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맴돌면서 증시를 맴도는 단기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개인 자금이 전체 대기자금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81조6464억원(14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달까지 일평균 70조원대를 유지하다가 이달 80조원대로 뛰었는데 지난 13일에는 84조2496억원까지 치솟으면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활용해 국공채나 양도예금증서(CD), 단기 회사채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예치 기간에 제한이 없고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단기자금을 굴리는 데 적합해 투자 대기자금 성격을 띤다.
특히 개인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개인의 CMA 잔액은 69조9779억원으로 전체 대비 85.7%에 육박한다.
또 다른 투자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드(MMF) 설정액도 개인을 중심으로 증가세다. 개인 MMF 설정액은 14일 17조448억원으로 집계됐는데 한 달 전(16조6938억원)보다 4조원가량 늘었다.
최근 국내 증시가 박스권 내 순환매 행보를 지속하면서 비교적 매력도가 하락하자 투자자 관심이 주식 이외 단기투자에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예탁금이 감소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예탁금은 55조3938억원으로 지난달 16일 57조5968억원과 비교해 2조원 가까이 줄었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한 뒤 증권사 계좌에 맡긴 돈을 의미한다. 예탁금이 줄면 통상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중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는 현상은 당분간 잦아들 전망이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올해 처음으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꺾인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83% 상승한 2753.00에 마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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