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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단 中 빅테크… 실적 좋든 나쁘든 주가는 오른다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 고조
알리바바·텐센트 고공행진

'깜짝 실적'에도, '실적 쇼크'에도 주가는 오른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얘기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1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88.5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22일의 52주 신저가(66.63달러)와 비교하면 32.88% 올랐다.

알리바바는 올해 1·4분기 실적은 부진했다. 매출은 2219억위안(약 41조579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6% 늘어나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1% 웃돌았지만 상각전영입이익(EBITA)은 240억위안으로 5.2% 감소했고 컨센서스를 8%나 밑돌았다. 이 때문에 실적발표 당일 주가는 6.02% 떨어졌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실적 전망에 자금이 들어왔다. 키움증권 박주영 연구원은 "수익성 우려로 당일은 주가가 빠졌지만 강화된 주주환원정책이 하방을 지지하고, 밸류에이션 매력과 함께 하반기 모멘텀에 대한 기대로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8월 홍콩증시 상장이 추진되면 본토 자금의 유입도 점쳐진다"고 덧붙였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텐센트의 주가 흐름은 더 좋다. 지난 9일부터 5거래일 연속 오르며 16일 52주 신고가(397.00홍콩달러)를 기록했고, 17일 장중에는 400홍콩달러를 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이동연 연구원은 "텐센트는 1·4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컨센서스를 각각 1%, 13% 상회했다"며 "게임 매출 반등 시점이 빨라졌고, 올해 광고 매출도 20% 성장하면서 핀테크부문의 성장률 둔화를 방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중국 빅테크 기업의 주가 상승 요인은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가격 매력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 '신국8조'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 등이 꼽힌다.

하나증권 김경환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환경이 밸류에이션 상승을 촉발했다"며 "1월과 4월에 각각 발표된 국유기업 시가총액 관리 강화와 중국판 밸류업 정책 덕분에 1·4분기 중국 본토, 2·4분기는 홍콩의 대형주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동연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규모가 1000억홍콩달러에 달하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아직 낮다는 점도 텐센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근거"라고 말했다.

다만, 실적이 따라주지 않으면 언제든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텐센트,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3대 빅테크 'BAT'로 꼽히는 바이두(BIDU)의 주가는 올해 들어 7% 하락했다.

하나증권 백승혜 연구원은 "바이두는 2·4분기에도 광고 실적 반등 가능성이 제한적이고, 향후 몇개 분기의 성장률도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영 연구원도 "중국 빅테크가 단기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이 예상되나 중국경기나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주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