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첫 비트코인 실물거래
피자 2판 값으로 받은 1만개
그대로 묵혀뒀다면 1조 육박
가상자산·유통업계 이벤트도
20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임직원들이 '비트코인 피자데이'를 맞아 비트코인 로고가 새긴 피자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빗썸 제공
'비트코인 피자데이'가 오는 22일 14주년을 맞는다. 피자를 팔아서 받은 비트코인을 그대로 놔뒀다면 1조원 가량을 가진 자산가가 될 뻔 했다.
2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피자데이는 최초의 가상자산 실물 거래를 기념하는 날이다. 비트코인 초기 채굴자인 라스즐로 핸예츠가 지난 2010년 5월 22일 1만개의 비트코인으로 피자 2판을 구매한 것에서 유래해 매년 5월22일을 비트코인 피자데이로 부른다.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실물거래에 사용된 것으로 가상자산 업계의 대표 기념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당시 비트코인 1만개의 가격은 41달러(약 5만5698원)로 개당 가격은 5원 정도에 불과했다. 피자 2판은 약 30달러로, 1만개를 줘야 피자 2판을 살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가격은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1개의 가격이 9243만9000원에 달할 정도로 올랐다. 비트코인 1만개의 가격은 9243억9000만원으로 피자를 판 피자집 주인이 비트코인을 14년 동안 묵혀 두고 있었다면 1조원의 자산가가 될 수 있었다.
기념일을 맞이한 가상자산업계는 관련 이벤트도 활발하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건 빗썸이다. '피자데이'를 기념해 유통업계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다.
빗썸과 이마트24 지난 8일 선보인 '비트코인 도시락' 3만개가 조기 완판됐다. 비트코인 도시락의 가격은 5500원이지만 최대 3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들어있다. 이마트24는 이달 말까지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지난 18일까지 준비된 수량이 모두 팔렸다.
편의점 CU와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피자 관련 상품 등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대 2만5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행사 기간 모든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멤버십 포인트를 적립하면 한 명당 5000원 한도로 누적 적립 금액의 50배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을 4일 일괄 지급한다.
가상자산업계는 비트코인 피자데이를 통해 모두의 축제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빗썸은 이마트24에서 판매된 비트코인 도시락 개수를 최종 집계한 뒤 같은 수량의 도시락을 취약계층에 기부할 계획이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서도 회원들에게 아동양육시설 청소년들의 그림을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제작해 랜덤으로 증정하고, 이벤트 참여자들에게 지급되는 피자만큼 아동양육시설에도 피자를 기바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두나무의 피자 기부는 올해 총 8535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디지털 금융의 포문을 열었던 피자데이처럼 '업비트 피자데이 이벤트'도 우리 사회 선순환을 이끄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보다 많은 이웃들이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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