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과 전기차·수소 협력 논의
전기차 투자·배터리셀 공장 등 추진
현대차 현지 누적생산 19만877대
日 장악시장 판도 역전 전략 가속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20일 서울 모처에서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과 만나 수소 사업과 전기차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현대차의 장재훈 사장(왼쪽 두 번째), 김일범 부사장(왼쪽 첫 번째),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도 참석했다.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 페이스북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이 가동 2년여 만에 누적 생산 2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공장을 교두보 삼아 현지 시장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구상에도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앞세워 일본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판도를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와 수소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21일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 인도네시아 법인(HMMI)의 누적 생산대수는 4월 말 기준 19만877대로 집계됐다. 이는 공장 가동 2년 3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그동안 인도네시아는 일본차 업체들이 95% 안팎을 점유하며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곳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2022년 인도네시아 브카시시 델타마스 공단의 77만7000㎡ 부지에 조성한 완성차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판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현대차 아세안권역본부가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올 1~4월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생산량은 2만8904대로 일본 도요타, 다이하쓰, 미쓰비시 모터스, 혼다에 이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선 전략 차종 크레타, 다목적차(MPV) 스타게이저를 비롯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싼타페, 전기차 아이오닉5 등 4종의 차량을 만들고 있다. 또 연내 전기차인 신형 코나 일렉트릭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한 HLI그린파워는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을 조만간 가동할 예정이라 코나 일렉트릭에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그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아이오닉5를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생산해왔다. 여기다 코나 일렉트릭이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 현지 전기차 생산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아세안 시장 공략에 힘을 주고 있는 정 회장은 최근 한국을 찾은 인도네시아 경제관료들과 만나 전기차 및 수소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서울 모처에서 정 회장을 만나 폐기물을 활용한 수소 사업과 전기차 분야에 대해 논의한 사실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했다.
아이르랑가 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전기차 개발 로드맵을 마련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전기차 생태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현대차와도 전기차 투자, 완성차 공장, 배터리셀 공장 등과 관련한 합의를 추진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동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 현대차그룹 자문역을 맡은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해 인도네시아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깊은 관심과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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