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안’ 비철금속價 연중 최고
판가 연동제 등 적용 "실적 개선"
글로벌 금속시장의 수급 혼란으로 니켈과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이 연중 최고치를 찍으면서 배터리와 전선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22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기준 니켈 가격은 지난 20일 기준 t당 2만1270달러로 지난해 8월 3일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만6210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31.2%나 증가한 수치다.
구리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 20일 기준 구리 가격은 t당 1만857달러를 기록해 올해 초 대비 28.9% 증가했다. t당 구리 가격이 1만50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주요 광물 원료 가격이 급등한 것은 전 세계 금속 시장의 수급 불안때문이다. 니켈 시장이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과,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에 따른 구리 수요 증가 등이 가격을 밀어 올렸다.
배터리는 니켈과 구리를 원료로 사용하는 대표적 산업이다. 니켈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성능을 결정한다. 니켈이 많이 투입될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구리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동박의 원재료로 쓰인다.
메탈 가격 회복세는 실적 부진에 빠진 배터리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광물 가격을 제품 판가에 3~6개월 정도 시차로 연동하는 '판가 연동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LG에너지솔루션,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영업이익이 각각 2조2667억원, 2조6337억원, 1조6940억원 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전년 대비 52.5%, 104.66%, 3.7% 증가한 수치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1만5000달러의 낮은 가격에 거래되던 니켈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선업계도 구리 가격 상승에 반색하고 있다.
구리는 전선 제조 원가의 60~90%를 차지하는데 구리 가격이 높아지면 이를 제품 가격에 연동해 전선업체 실적뿐 아니라, 구리 재고자산 평가액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낸다.
업계는 글로벌 전력망 수요 증가로 전선업계가 장기 호황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를 위한 전력 공급망 구축, AI 열풍, 전기차 시장에 대한 수요 등으로 구리 가격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수주 시 구리 가격에 따라 납품 단가를 연동하는 '에스컬레이션' 조항으로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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