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오는 6월부터 수도권 '대어' 단지들의 입주가 본격화된다. 연초 입주 물량 감소로 수도권 일대 주택시장에 전세 품귀가 계속되는 가운데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도권 9만311가구 입주 예고
2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오는 6월 이후 수도권에서 신규 아파트 9만311가구(임대 제외)가 입주에 나선다. 이 가운데 경기도가 5만5912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1만8920가구, 인천 1만5479가구 등이다.
수도권 입주 행렬은 인천 송도에서 시작된다. 랜드마크시티 6공구에 들어서는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은 6월 입주가 확정됐다. 1503가구 규모 대단지로 서해 영구조망도 갖추고 있다. 연말에는 인접한 '송도자이 더스타' 1533가구도 입주에 나선다. 지난 2021년 분양 때 1순위에서 평균 1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에서는 안양과 광명 일대에서 관심을 받은 재건축 사업들이 입주를 시작한다. 안양 융창아파트 일대 재개발로 조성되는 '평촌 트리지아' 2417가구는 오는 8월 입주할 예정이다.
10월에는 진흥아파트 재건축으로 조성한 '안양역 푸르지오 더샵' 2736가구가 집들이 한다. 연말에는 광명뉴타운 2구역의 '트리우스 광명' 3344가구도 입주를 시작한다.
서울에는 강동구 둔촌동 일대에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으로 지어지는 '올림픽파크포레온' 1만2032가구가 11월중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같은 시기 둔촌현대1차를 리모델링한 '더샵 둔촌포레' 572가구도 입주한다.
오는 6월 이후 수도권에서 신규 아파트 9만311가구(임대 제외)가 입주에 나선다. 연합뉴스
'전세 가뭄' 해소될까
매물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전세 시장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대규모 신규 입주가 전세 수요를 상당 부분 채워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실제,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96.6으로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수요 우위로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수도권 전세수급지수가 96을 넘은 건 2022년 1월 3일 이래 121주만이다. 0~200 사이의 숫자로 표현되는 전세수급지수는 100보다 높을수록 전세를 찾는 사람이 전세를 내놓은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 안도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올해 이후 입주 물량이 대폭 줄어들 전망 때문이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수도권 입주 예정 아파트는 25만1464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직전 2년(2022년~2023년) 입주 물량의 84% 수준에 불과하다.
향후 공급 부족은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분석 결과, 2021년 수도권에는 23만5882가구의 아파트가 착공했지만, 2년이 지난 2023년에는 56.5% 감소한 10만2476가구가 착공하는데 그쳤다. 통상 착공으로부터 입주까지 3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6년 입주할 수도권 아파트 물량은 올해의 절반도 되지 않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내일부터 경기가 극적으로 호전돼 바로 착공에 들어가더라도, 실제 아파트로 완성되는 건 한참 뒤의 일"이라며 "당분간 수도권은 신축 기근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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