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대 전기차 EV3 등판
E-GMP 기반 첫 소형 전기차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략 직진
주행거리 개선하고 챗GPT 탑재
테슬라 등도 모델2 등 저가 전기차 준비
중국산 전기차 저가 공세 맞서
기아가 23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형 전기차 EV3. 사진=최종근 기자
기아가 23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형 전기차 EV3. 사진=최종근 기자
기아가 23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형 전기차 EV3. 사진=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을 이겨내기 위해 가격을 낮춘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는 방식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같은 계획의 선봉장은 기아의 신형 전기차 EV3다. 기아는 3000만원대 전기차 EV3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EV4와 EV5 등의 중소형 전기차를 순차 투입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테슬라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자 3000만원대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기아, EV3 성능 높이고 가격은 내렸다
기아가 23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EV3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으로 개발한 첫 번째 소형 전기차다. 현대차의 코나, 기아의 니로도 전기차 모델이 있지만 두 차종 모두 내연기관차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파생형 전기차여서 '아이오닉·EV' 시리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율이 떨어지고, 실내 공간도 좁다는 단점이 있었다. EV3는 E-GMP 플랫폼을 사용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했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뒷좌석 바닥이 평평해 공간 활용도는 높아졌고,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최대 501㎞에 이른다. 내년에는 EV3의 고성능 모델도 내놓는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기본가격을 3000만원대까지 낮추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까지 잡았다.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도 현대차그룹 차량 최초로 탑재됐다.
기아가 23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형 전기차 EV3. 사진=최종근 기자
기아가 23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형 전기차 EV3. 사진=최종근 기자
그런 면에서 EV3는 현대차그룹에겐 의미가 남다른 전기차다.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 속에서 반전을 만들기 위해 개발한 히든카드인 셈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21일 열린 EV3 온라인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저희가 보는 관점에서는 전기차 시장은 당연히 미래에 가야 될 방향이고 또 조만간에 전기차 시장은 다시 성장할 걸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EV6와 EV9는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층에서 사랑 받았고, EV3는 얼리 머저리티(early majority·약간 먼저 신제품을 수용하는 다수의 사람들)층을 공략하는 차종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저희가 대중화를 모델로 생각하고 있는 EV3, EV4, EV5가 이런 고객층을 대상으로 해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불븥은 '저가 전기차' 전쟁
현대차그룹은 일본 등의 업체와 달리 전기차 전환에 선제적으로 나섰다. 지난 2021년 E-GMP 기반 아이오닉5와 EV6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완성차들이 최근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대중 전기차를 앞세우는 방식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테슬라 등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들도 저가 전기차 출시에 적극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컨퍼런스콜에서 2만5000달러(약 3400만원)짜리 저가 전기차 모델2를 당초 2025년 하반기에서 2024년 말~2025년 초로 일정을 당기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 등도 저가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시장 점유율 1위 중국 BYD의 소형 전기차 시걸은 가격이 1만달러(약 1300만원)에 불과하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저가 전기차를 쏟아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 폭탄을 매기는 등 중국 때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기아가 23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형 전기차 EV3. 사진=최종근 기자
기아가 23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신형 전기차 EV3. 사진=최종근 기자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략은 직진하지만 수익성을 잡기 위해 하이브리드차도 동시에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를 확대하면서 기존 내연기관차의 수요를 모두 하이브리드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여타 업체와 달리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송 사장은 "내연기관차 수요가 하이브리드로 이동할 거라는 예측은 그 전부터 있었다"면서 "하이브리드 차종은 기아의 경우 현재 6개에서 2028년에는 9개가 된다. 하이브리드 신차를 투입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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