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오 미카즈키 오사카디지털자산거래소 대표
日, 블록체인 '新 자본주의' 선언
스테이블코인·가상자산 투자허용
日 내수경제 성장 동력으로 활용
현물ETF 등 웹3 시장 더 열려야
"일본 금융당국은 예전에 퍼블릭(무허가형) 블록체인이 금융상품을 위한 플랫폼으로 않다고 했지만 최근에는 적절한 위험 완화 솔루션이 마련된 경우 공공 블록체인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여당인 자민당의 웹3 프로젝트팀도 블록체인 경제 생태계를 성장시키기 위해 여러 제안을 하고 있다."
오사카디지털자산거래소(ODX)의 기미오 미카즈키 대표(사진)는 27일 일본 금융당국의 입장 변화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ODX는 일본의 대체거래소(ATS)다. 지난해 12월 일본 최초로 토큰증권(ST) 2차 시장을 열었다.
■"스테이블코인 개혁 긍정적"
일본정부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자본주의'라는 이름 하에 블록체인 생태계를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4월 '웹3 백서'를 승인하며 블록체인산업을 이용한 내수경제 성장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기미오 대표는 "일본 전통 금융권이 스테이블코인을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점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일본정부는 지급결제서비스법을 개정해 스테이블코인이 하나 이상의 예비 자산에 의해 지원되며, 엔화 또는 특정 법정화폐에 가치를 고정하고 자산 보유자에게 액면가로의 상환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제도를 만들었다.
그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나 컨소시엄 블록체인에서 발행되는 토큰증권보다 자금세탁에 악용될 리스크는 클 수 있다"면서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자격과 기준, 유형 등을 정의하고, 법정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교환할 때 고객확인제도(KYC)와 자금세탁방지(AML) 검사를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기미오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은 미래 웹3 생태계에서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라며 일본정부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벤처캐피털(VC) 관련 개혁을 추진하는 것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최근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했다. 기미오 대표는 "이제 투자합자회사(LPS)가 벤처기업이 발행한 가상자산이나 토큰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며 "토큰 발행자의 비물질화된(non-materialized) 이익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관련 벤처기업이 자금을 더 유연하게 조달할 수 있게 하고, LPS도 이들에게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현물 ETF 등장은 늦을 듯
다만, 기미오 미카즈키 대표는 일본의 웹3 정책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짚었다. "금융당국의 입장이 크게 변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그들은 여전히 리스크를 파악하고, 이를 줄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토큰증권과 관련된 규칙을 비교적 일찍 법으로 정의했지만 규제의 모호성에서 비롯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해석이다.
미국과 홍콩 등에서 승인된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일본에서 쉽게 승인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기미오 대표는 "ETF 형태를 통해 더 많은 투자자가 가상자산 경제 생태계에 접근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수요를 개선하고 경제 생태계도 발전시킬 것"이라면서도 "일본에서 가상자산 ETF가 승인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기존 법이 개정되거나 규제 지침이 새로 발행되지 않는 한, 일본에서 가상자산 ETF를 만들거나 거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중심의 폐쇄성도 지적했다. 기미오 대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참가자를 제어할 수 있고, 규제 요구사항을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일본 밖에서 사용되는 블록체인 생태계와는 분리돼 있다.
일본의 웹3 생태계가 고립되고, 기업들이 여러 개의 블록체인을 가지면서 비효율적인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미오 대표는 다음달 4일 열리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리는 '토크노미 코리아 2024'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그는 "일본도 필요에 따라 글로벌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가상자산과 토큰증권에 관련한 일본의 규제 프레임워크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