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DB하이텍 ‘충북 공장’ 차세대 전력반도체 거점 육성

음성군과 상우공장 투자 협약
보조금 14억 설비 구축에 투입
실리콘카바이드 등 상용화 속도

DB하이텍이 차세대 전력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충북 음성 소재 상우공장을 낙점하고,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에 탑재돼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는 실리콘카바이드(SiC), 갈륨나이트라이드(GaN) 상용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최근 충북 음성군과 상우공장 생산능력 증대 및 차세대 전력반도체 투자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음성군은 협약을 통해 DB하이텍에 보조금 14억원을 지급했다. DB하이텍은 지급받은 보조금을 상우공장 내 차세대 전력반도체 설비 구축 등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DB하이텍은 음성군과 공공폐수처리시설 설치사업 협약을 맺고, 14억8900만원의 보조금을 수령하는 등 현지 반도체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실리콘(Si) 전력반도체가 주력인 경기 부천공장과 달리 음성 상우공장은 SiC, GaN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 라인이 들어서는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다.

DB하이텍이 차세대 전력반도체 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은 현 주력 사업인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저화소 이미지센서 등 8인치 구형 공정이 지닌 한계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품귀 현상을 빚으며 실적이 '반짝' 상승했지만, 수익성이 낮고 경기 변동성이 큰 탓에 경기 침체기엔 실적이 하락하고 있다. 올해 1·4분기 DB하이텍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15억원, 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50.44%씩 감소했다.

DB하이텍은 오는 2030년까지 SiC, GaN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 및 12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신사업에 4조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SiC는 월 2만장 생산능력을 목표로 2030년까지 7000억원을 투자하고, GaN은 2026년까지 4000억원을 투입해 월 1만장 생산을 추진한다. GaN 공정 개발 총괄에 전력반도체 전문가인 알리 살리 전 온세미 기술개발 수석 디렉터를 영입해 임명하는 등 연구개발(R&D)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DB하이텍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SiC, GaN은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보다 고전압·고주파·고온에 강하고 전력 효율이 높다. 성장성이 높은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고속 충전, 5세대(G) 등에서 폭넓게 쓰인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글로벌 SiC 시장 규모는 2022년 17억9400만달러(약 2조4400억원)에서 2028년 89억600만달러로, 연평균 약 31%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GaN 시장도 같은 기간 1억8500만달러에서 20억3500만달러로 연평균 약 49%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DB하이텍이 SiC, GaN이 쓰이는 전방산업 수요 상황을 면밀히 지켜본 후 장비 반입 시점을 저울질하며 상용화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