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개봉 영화에서 주인공 영일 役
"직접 쓴 판타지 액션물 제작할 수도"
배우 강동원 / AA그룹 제공
강동원(사진)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에서 능청스럽게 사기를 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강동원이 오는 29일 개봉하는 '설계자'에서 단순한 사고로 보이도록 치밀하게 살인사건을 설계하는 차가운 얼굴의 주인공 영일로 돌아왔다.
강동원은 "사고로 위장하는 청부살인이라는 소재가 신선했다"며 "영일이 동료조차 못 믿고 점점 미쳐가면서 자신도 뭐가 진실인지 모르는 그 감정 변화 과정이 좋았다"고 말했다. 영일은 재키(이미숙),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으로 구성된 팀을 이끈다. 어느덧 40대가 된 그는 그동안 '어른스런 남자' 연기가 어려웠는데 이번엔 달라졌다.
그는 "비록 작은 조직이지만 CEO다. 꼰대처럼 명령조로 말하는 연기가 한결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딱히 내면의 결핍이 없어 "꼬인 데가 없다"는 친구의 평가를 듣고, 평소 화도 잘 내지 않는다는 그는 "이젠 화가 난다는게 뭔지 알게 됐다"며 "연기를 하다가 분노가 치솟는 감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드라마보다 영화에 매진해온 그는 달라진 극장 환경에 대해선 "변화를 체감한다"고 답했다. 강동원은 "지난해 추석 때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 박스오피스 1위였는데, 하루에 20만명이 안 들어 충격을 받았다"며 "영화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면서 제안 들어오는 시나리오 편수도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이젠 극장에 안가나 싶다가도 흥행작이 툭툭 나오니까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며 "결국 답은 좋은 콘텐츠인 것 같다. 영화건 드라마건 시리즈건 재밌고 좋은 작품을 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부연했다.
흥행에 대한 부담도 털어놨다. 강동원은 "이미숙 선배가 제게 촬영장에서 이렇게 필사적으로 연기하는 줄 몰랐다고 하셨다.
그런데 저는 늘 그렇게 했다. 다음 작품이 안들어오면 안되잖냐? 늘 다음 기회가 오길 바라면서 일한다"고 말했다.
제작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내년에 제가 쓴 시놉시스로 기획된 작품이 제작에 들어갈 수 있다"며 "판타지 액션물"이라고 귀띔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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