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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피해자에도 보금자리론…'先구제 後회수'는 빠져 [전세사기 피해 지원 강화]

정부, 사각지대 해소에 초점
전용대출 요건 완화해 금리 낮춰
'보증금 우선 반환' 담긴 개정안
野 주도로 오늘 본회의 처리 유력
국토부 "통과땐 거부권 건의할것"

오피스텔 피해자에도 보금자리론…'先구제 後회수'는 빠져 [전세사기 피해 지원 강화]
정부가 내놓은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안정 지원 강화방안'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 사각지대 해소에 방점이 찍혔다. 추가 대책으로 전세사기 피해자 전용 대출 요건 완화를 통해 금리부담을 낮추고, 전세사기 피해자 보금자리론 지원대상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새롭게 추가하는 등 금융지원 문턱도 낮춘다. 다만 야당의 강행이 예상되는 '선구제 후회수'는 방안에서 제외된 데다 국회 통과 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에 가능성을 열어둬 여야 격돌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보금자리론 대상 오피스텔로 확대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되면 임대차 계약 종료 이전이라도 임차권 등기 없이 기존 전세대출의 대환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임대차 계약 종료 후 1개월이 지나고 임차권 등기 후 대환대출이 가능했다.

또한 기존 다른 버팀목전세대출 이용자도 피해자 전용 버팀목전세대출로 대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보금자리론 지원대상에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추가할 계획이다. 오피스텔 전세사기가 급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 디딤돌대출의 경우 최우선변제금 공제 없이 경락자금의 100%까지 대출이 이뤄지도록 개선한다. 피해자가 불가피하게 피해주택을 낙찰받는 경우 디딤돌대출의 생애최초 혜택이 소멸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애최초 혜택을 이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인중개사의 전세사기 예방책임 강화를 위해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임대차 계약 체결 관련 주요 정보 확인 여부를 별도로 기록하도록 했다. 중개사고 발생 시 조속한 손해배상을 위해 공제금 지급 절차도 2~4년에서 3개월로 대폭 간소화한다. 안심전세앱을 활용해 임대인의 주택 보유건수·보증사고 이력 등을 종합한 위험도 지표를 제공하고, 다가구주택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임차인은 임대인 동의 없이도 확정일자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아울러 임대인 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수시로 열고, 보증금을 상습 미반환한 이력이 있는 악성 임대인 명단도 공개한다.

■'선구제 후회수'는 제외

다만 이 방안에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가 유력한 전세사기 피해 지원 특별법 개정안의 핵심인 '선구제 후회수' 방안은 빠졌다. '선구제 후회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사들여 보증금 일부를 우선 돌려준 후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이다.

국토부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주택도시기금에서 1조원 이상 손실이 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국토부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대통령 거부권 건의를 시사하는 등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이날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현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며 "관련 예산을 편성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도 엇갈린다. 사각지대 지원을 통해 주거 안정성을 높인다는 입장과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저가 낙찰받은 주택을 공공임대로 활용하는 방안은 공공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당장의 주거안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건축물 한시적 양성화 조치와 위반사항에 대한 수선, 신탁사기 물건 매입 등은 피해자 구제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피해자 지원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매 차익을 이용할 경우 실제 경매 차익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표면적으론 피해자들에게 큰 구제책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결국 정부가 국회의 '선구제 후회수' 방안에 거부권을 사용하는 명분에 불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