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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글로벌 금융사와 손잡고 해외영토 넓힌다

칼라일·앵커리지와 CLO 사업
스티펄과 세운 합작회사 흑자
글로벌 우수 금융상품 발굴·공급

한국투자증권, 글로벌 금융사와 손잡고 해외영토 넓힌다
한국투자증권이 유수의 글로벌 금융사들과 손잡고 해외사업을 확대한다. 이미 선진 금융시장에 자리 잡은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양질의 자산을 발굴 및 공급하며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6일 미국 뉴욕에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이 공동 주관한 '인베스트 K-파이낸스'에 참여하고, 자체 IR행사 'KIS 나잇(KIS Night in New York)'을 개최했다. 선진 금융시장에서 투자기회를 발굴하고 글로벌 투자자들과 교류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국내 리테일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고객을 위한 우수 금융상품 발굴과 공급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그 해답은 글로벌 진출에 있고, 이번 행사가 그 해답을 찾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양질의 자산을 소싱해 국내 투자자들에 공급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사모 형태로 세 차례에 걸쳐 출시한 대출담보부증권(CLO)이 대표적이다.

CLO는 여러 기업의 담보대출(레버리지론)을 모은 뒤 여기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구조화 상품이다.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연기금·헤지펀드·보험사 등 기관 투자자의 CLO 투자가 활발하지만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은 높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칼라일이 조성하는 펀드에 3억달러(약 4060억원)를 투자키로 결정하고, 칼라일이 만든 해외 크레딧 관련 상품을 연간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 규모로 국내에서 단독 판매키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앵커리지캐피탈과도 CLO 사업 확대를 위한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앵커리지캐피탈은 CLO 등 구조화 크레딧 관련 관리 자산규모가 230억달러(약 31조)에 달하는 만큼 다양한 구조의 글로벌 상품을 국내 리테일 시장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이 미국의 종합금융사 스티펄 파이낸셜과 설립한 조인트벤처(JV) 'SF 크레딧 파트너스'도 글로벌 사업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PD) 사업에 주력하며 기업금융(IB) 역량과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주요 사업영역은 미들마켓 론(중견·중소기업 직접대출)이다. 비은행 금융사에서 투자금을 모아 리파이낸싱, 인수합병(M&A), 회사 운영 등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에 대출 형식으로 조달한다.

SF 크레딧 파트너스는 지난해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업을 위한 라이선스를 확보했고, 1년이 채 되기 전에 이익을 내는데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스티펄 파이낸셜 신규사업 발굴은 물론 인력 및 상품 교류를 확대해 주식중개, 투자은행(IB) 자문, 자산관리 등 다방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스티펄 파이낸셜과의 인적 교류를 통해 인수금융,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등 미국 내 비즈니스에 대한 트레이닝을 진행중"이라며 "글로벌 금융사들을 통해 다양한 투자경험을 직·간접적으로 축적,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 독자적으로 상품을 소싱하고 상품화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KIS 나잇'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글로벌 사업을 가장 진취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SF 크레딧파트너스의 북미 사모 채권시장 진출과 칼라일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은 글로벌 사업의 모범사례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